타다이마, 도쿄 -ただいま東京

July 18, 2022

#내가 좋아하는 도쿄 #私の好きな東京 #LIFESTYLE #TOKYO

Written by Hana

도쿄는 나에게 어떤 도시일까? 이번 글을 쓰려고 오랫동안 참 많이 생각했어요. 그런데 정말 하고 싶은 말이 많아서일까요? 오히려 한 줄도 쓰지 못하는 날들이 계속 이어졌어요. 떠올리면 떠올릴수록 그곳에서 보낸 수많은 시간이 머릿속에서 뒤엉키기만 하고 무슨 이야기를 써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저에게 도쿄는 그저 단순한 여행지가 아니라는 것이었습니다.

東京は私にとってどんな場所なんだろう。今回の文章を書くために長くいろいろ考えました。でも、話したいことがたくさんありすぎるのか、むしろ一行も書けない日がずっと続き。思い出せば思い出すほど、東京で過ごした時間が頭の中でごちゃまぜになって、何を話せばいいのか全くみえず、戸惑ってばかり。でもひとつだけ確かなのは、私にとって東京は、ただの旅行先ではないということ。

항상 여행으로만 다니던 도쿄. 그런 곳에서 4년을 지냈습니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어요. 오랫동안 일하다가 몸이 안 좋아졌고 몇 달 일을 쉬던 어느 날, 다른 나라에서 살아보고 싶다고 생각해 정한 게 도쿄였어요. 처음에는 1년만 지내다 와야지 했던 게 어쩌다 보니 더 길어졌어요. 그동안 무수히 여행을 했고 지금도 자주 여행하지만, 살아본다는 것은 또 다른 느낌이었어요. 모든 것을 새로 시작하는 시간. 아는 사람도 없고 일본어도 못하던 시절. 완전히 제로 베이스, 아니 마이너스 베이스에서 시작한 도쿄 생활. 그런데 이상하게 마음은 홀가분했어요. 지금까지 쌓아온 것을 잠시 놓아두고 새로 쌓아가기만 하면 되었으니까요. 

旅行で足しげく通っていた東京。そんな東京で4年間過ごしました。全く予想もできなかった出来事でした。ソウルで長く働いていたある日、体調を崩して何カ月も休職していたのですが、他の国でも住んでみたいなとふと思い立ち、決めたのが東京でした。最初は1年だけ住んでみようと思っていましたが、気づいたらもう4年も経っていました。その前までもたくさん旅行した場所だったし、ソウルが拠点の今もよく旅行で行くけど、住むとなると全く違う。すべてを新しくスタートさせるような時間。知り合いもいないし、日本語も分からない。完全にゼロベースから、いやマイナスベースから始まった東京での生活。不思議なことに気持ちだけはすっきりしていました。今まで積み重ねて、背負ってきたモノはそっと降ろして、新しく積み重ねていけばいいことだけだったから。

시부야의 스크램블 교차로. 볼 때마다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渋谷のスクランブル交差点。見るたびにいろいろな思いが頭をよぎる。

역 플랫폼에서 찍은 좋아하는 사진. 駅のプラットフォームで撮った、お気に入りの写真。

그렇게 살게 된 도쿄는 또 다른 모습으로 저에게 다가왔습니다. 당연해요. 전 여행자가 아니라 생활자가 되어 이 도시의 어딘가에 ‘묵는’ 것이 아닌 ‘사는’ 것이었으니까요. 보통의 일본인들이 일상을 살고 생활해가는 모습들을 가까이에서 마주하는 나날들. 집까지 이어지는 좁은 골목길, 아침의 바쁜 발걸음, 러시아워의 지하철, 상점가에서의 매일의 장보기, 저녁의 이자카야에서 새어 나오는 불빛들. 사실 서울에서도 보던 모습이었고 저도 그 안에 있었지만 나라도 언어도 다른 곳에서 한 발짝 물러나 바라보는 모습은 같은 듯 다른 풍경. 그리고 생활하는 내내 서울과 도쿄 그 사이 어딘가에 있는 듯한 느낌을 줄곧 받았어요. 이방인이면서 생활자이고 생활자이면서 이방인인 경계에 있는 삶. 어디에도 속하지 않았기 때문에 자유로우면서도 외로웠어요. 하지만 나쁘지 않았어요.

こうして住むことになった東京は、また違う姿を私に見せてくれました。当然ですよね。私は旅行者ではなく、生活者になって、この街に「泊まる」のではなく「住む」ことになったんだから。普通の日本の人々が日常を営み、生活している姿を近くで感じる日々。家まで続く狭い路地裏、朝の慌ただしい姿、ラッシュアワーの地下鉄、商店街での毎日の買い物、夕方の居酒屋から漏れ出す明り。ソウルでも見ていた光景だったし、自分もその中にいたはずなのに、国も言葉も違う場所で、一歩後ろに下がって眺める光景は、同じようでまた違う風景。そして、生活しながらも、自分はソウルと東京の間のどこかにいるような感じがずっとありました。異邦人でありながら、生活者でもある。生活者でありながら、異邦人でもある。その境界にいる人生。どこにも属してなく、自由だけど寂しい。でも、それは悪くない感じ。

처음 살았던 아사가야의 골목길. 매일 이 길을 걸어 집으로 돌아가고 역으로 향했다. 最初住んでいた阿佐ヶ谷の路地裏。毎日この道を歩いて家に帰り、また駅に向かった。

좋아했던 기치조지 이세야의 풍경. 아쉽게도 지금은 건물을 새로 지어 예전의 정취를 느낄 수 없다. 好きだった吉祥寺のいせやの風景。残念ながら、今は建物が新しくなり、昔の趣は感じられない。

사실 도쿄에서는 서울에서보다 더 바빴어요. 학교에 다니고 아르바이트하고 틈틈이 한국어를 가르치는 날들. 그리고 시간이 있을 때마다 열심히 도쿄 구석구석을 걸었어요. 이 동네에서 저 동네로 걷다 보면 어느새 만나는 저녁노을. 도쿄는 서울보다 해가 일찍 지는 편이라 4시만 되어도 석양이 지기 시작합니다. 밤을 빨리 맞이하는 느낌이 처음에는 신기했어요. 아직 기분은 낮인데 주황빛에 점점 도시가 물들어가고 자동차의 헤드라이트 불빛까지 더해지면 감성적으로 된다고 할까요. 그래서 도쿄는 저에게 초저녁의 도시이기도 합니다.

実は東京では、ソウルでより慌ただしく暮らしていました。学校に通いながらバイトをし、その片手間に韓国語を教える日々。そして、時間を見つけては、東京のいろんな街を歩き回る。この街、あの街を歩いていると、いつの間にか現れる夕焼け。東京はソウルより日が暮れるのが早いので、16時くらいになると夕日が沈む。夜を早く迎えるその感じが最初は不思議でした。まだ気持ちは昼間なのに、オレンジ色にどんどん染まっていく都市の風景に車のヘッドライトの明りまで加わるとセンチメンタルな気分になる。だから、東京は私にとって夕暮れの都市でもあります。

도쿄타워에서 보이는 도쿄타워. 도로 모양이 도쿄타워를 그대로 닮았다. 東京タワーから見える東京タワー。道路の形が東京タワーそのもの。

이제는 볼 수 없는 오래된 하라주쿠역의 모습. 그리운 풍경. 古い原宿駅の姿はもうない。懐かしい風景。

석양이 지는 이노카시라공원. 공원으로 들어가는 이 길을 좋아한다. 夕暮れの井の頭公園。ここから入るのが好き。

그곳에는 많은 처음이 있었고 지금도 잊지 못할 풍경들이 있습니다. 동네마다 있던 작은 신사나 절. 조용히 들러 오늘 하루를 무사히 보내게 해달라고 기대는 작은 마음. 그곳에는언제나 묘지가 함께 있었는데 삶과 죽음이 일상 가까이에 있는 듯해 좋았어요. 사실 이건 도쿄에 있었을 때는 몰랐는데 어느 순간 그리워하는 풍경이 되어 있었어요. 떠나야 비로소 알게 되는 것들도 있기 마련이지요.

도쿄에서 맞은 첫 해 1월 1일, 도쿄도청에서 본 일출도 생각나요. 제 생애 처음으로 본 일출이었어요. 도시 전체가 어둠에서 점점 모습을 드러내면서 하얀 눈이 덮인 후지산이 멀리에서 보였어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광경.

そこには数多くの初めましてがあって、今も忘れられない風景があります。街の至るところにあった小さな神社やお寺。静かに入って、今日一日も無事に過ごせますようにとそっと願う小さな心。そこには墓地もあったので、生と死が日常の近くにあるようで好きでした。実はこれは東京にいる時は気づいていなかった感情で、いつの間にか恋しい風景になっていました。離れてから気づくこともある。

東京で初めて迎えた新年の1月1日、東京都庁で見た日の出。人生初めての日の出でした。街が暗闇からどんどん姿を現れ、雪化粧をした富士山が遠くから見える。言葉では表現できないくらい美しい光景。

처음 본 마쓰리의 모습도 잊을 수가 없어요. 여름부터 가을까지 열리던 크고 작은 마쓰리. 수많은 사람이 오미코시를 메고 모두 하나가 되어 ‘왓쇼이, 왓쇼이’ 하고 목소리를 내면 그 기운이 저에게까지 전해져 가슴이 떨리면서 눈물이 날 정도였어요. 저는 원래 여름을 좋아하지 않았는데 마쓰리에 푹 빠져 찾아다니다 보니 그렇게 싫어했던 여름까지 좋아하게 되었어요. 게다가 땀구멍이 모두 열려 땀이 전혀 안 나던 체질에서 땀이 많은 체질로 바뀌었지요(웃음). 

初めて目にした祭りも忘れられない。夏から秋にかけて開かれる数多くの祭り。沢山の人がおみこしを担ぎ、みんなで一つになって’わっしょい、わっしょい’と言葉を発すると、その勢いが私にまで伝わってきて、胸はドキドキ、涙まで出るくらいでした。もともと私は夏が嫌いだった人。でも、祭りにはまって歩き回っているうちに、あんなに嫌いだった夏が好きになりました。それに、いつの間にか体中の毛穴が全開され、汗をかかなかった人だった私が、汗かきになっていました(笑)。

“도쿄에서 쉬다 올게.”

도쿄에 갈 때 항상 하는 말입니다. 여행자일 때도 생활자일 때도 도쿄에서 보내는 시간은 쉼의 시간이었거든요. 어떤 사람에게는 일상의 도시이겠지만 저에게는 비일상의 도시이자 일상의 도시. 어쩌면 제가 기억하는 도쿄에서의 시간은 환상일지도 몰라요. 도쿄에서의 생활이 지긋지긋하다는 생각이 들려고 할 때 좋아하는 도시를 싫어하게 되는 게 두려워 돌아왔으니까요. 하지만 지긋지긋해질 때까지 생활해야 더 깊게 좋아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일상을 살아가는 모든 곳에는 애정과 지긋지긋함이 항상 공존하듯이. 그래서 가끔은 도쿄에서 다시 지긋지긋해질 때까지 살아보고 싶다고 생각하고 그런 날을 꿈꾸기도 합니다. 도쿄에서멀어져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이런 생각이 강해집니다. 꽤 오랫동안 도쿄에 가지 못했어요. 그래서 매일 그립지만, ‘타다이마 도쿄’라고 말할 날이 곧 오겠지요.

「東京で休んでくるね」

東京に向かう時の台詞です。旅行者の時も、生活者の時も、東京で過ごす時間は私にとって休みの時間だったので。ある人にとっては日常の場所だけど、私にとっては非日常で日常の場所。もしかしたら、私が記憶する東京での時間は幻かもしれません。東京での生活にうんざりする気持ちがわいてきそうな時に、好きな都市を嫌いになるのが怖くて、韓国に帰ってきましたから。でも、うんざりするくらい住んでいたらもっと好きになっていたかもしれない。日常を営む場所には、いつも愛と憎しみが混ざりあっているもの。だから、たまに東京に、もう一度うんざりするくらい住んでみたいなと思ったりもします。東京から離れている時間が長くなればなるほど、そんな思いは強くなる。もうずいぶん東京には行けていないです。いつも恋しい。「ただいま東京」と言える日が、早く来たらいいです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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