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만난 진다이지. 再び出会う、深大寺

Jun 22, 2024

#안녕 낯선 동네 #こんにちは見知らぬ街 #CULTURE #TOKYO

Written by Maki


진다이지라고 들으면 왠지 그리운 감정이 듭니다. 제가 한 동안 이 동네에 살았기 때문인데요. 그럼 모르는 동네가 아니잖아요? 이렇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살았던 당시에는 이곳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고등학교 3학년 때 기간 한정으로 언니 집에 살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일본의 북쪽에 살면서 도쿄에 있는 미술대학교를 목표로 여름방학과 겨울방학 그리고 시험 전에 도쿄 이케부쿠로에 있는 미술대학 입시학원에 다녔습니다. 그때 살았던 곳이 당시 언니 가족이 살던 진다이지였습니다.그러니 진다이지라고 하면 먼저 떠오르는 것이 그때 살았던 오래된 목조 단독주택입니다. 그리고 그 기억과 함께 귀여운 조카들이 근처 절에서 운영하던 유치원에 다녔던 일, 자전거로 가까운 역까지 가서 학원까지 전철로 다녔던 일. 입학시험 직전인데 데생이 마음대로 나오지 않아 언니 가족 앞에서 울었던 일 등이 떠오릅니다.

深大寺、と聞くとどこか懐かしい気持ちになるのは、実は私がある時期、この町に住んでいたことがあるから。じゃあ見知らぬ街じゃないんじゃないの?と思うかもしれないけれど、住んでいた当時は、何も知らなかった。それは、期間限定の居候だったから。

あれは高校3年生のとき。私は、日本列島の北のほうに住みながらも、東京にある美大を目指していて、夏休みや冬休み、受験前には、池袋にある美大の予備校に通わなければいけなかった。その時の居候先が、姉家族が住んでいた、深大寺だったのです。だから、深大寺と聞くとまず思い浮かぶのは、居候していた古い木造一軒家。かわいい姪甥たちが、近くのお寺の幼稚園に通っていたこと。私は自転車で近くの駅まで行き、電車に乗っていたこと。入試直前になってもデッサンが全然うまく描けなくて、姉の家で大泣きしたこと。


그러던 중 언니 가족이 사이타마에 집을 사서 이사를 가게 되면서 진다이지는 먼 기억 속으로 가라앉았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에 문득 그 시절이 떠올라 구글맵으로 진다이지를 살펴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진다이지라는 넓은 절이 정말로 있었고 그 위쪽으로는 식물원이 또 그 근처에는 국립천문대에 비행장까지 있었습니다.

그때는 정말 아무것도 몰랐는데 여기 가보고 싶네? 그래서 이번 기획을 준비하며 처음으로 떠오른 곳이 진다이지였습니다. 다시 만난 진다이지로의 여행은 이렇게 시작되었습니다.

そのうち姉家族も埼玉に家を買ってしまって、深大寺は遠い記憶に沈んでしまったのだけれど。先日、ふとその頃を思い出して、google mapで深大寺を覗いてみました。そうしたら、深大寺という広いお寺が本当にあって、その上には植物園まであって、近くには国立天文台に飛行場まである。

これは、行ってみたい。あの時は何も知らなかった。だから、今回の企画で最初に浮かんだのが、深大寺。再び出会う、深大寺の旅、というわけです。

어느 맑은 날 아침. 먼저 게이오선 조후역으로 향했습니다. 여기에서 진다이지행 버스로 갈아탔습니다. 평일인데 사람들로 꽉찬 버스에 흔들리면서 주택가 사이를 15분 정도 달리자 도착. 버스에서 내리니 바로 절로 향하는 짧은 길이 나왔습니다. 양쪽에는 찻집이 있고 물이 졸졸 흐르는 소리가 어딘가에서 들려왔습니다. 그런데 왼쪽에는 어떻게 된 일인지 만화 게게게의 기타로에서 따온 이름의 찻집 ‘게게게의 기타로밥집’이 있었고 그 주위에 만화 캐릭터 기타로와 똑같은 크기의 동상이 몇 개나 서 있었어요. (이 만화의 작가인 미즈키 시게루가 조후에 살았다고 해요.) 여기 정말로 도쿄 도심부 주변이 맞나 생각이 들 정도로 차분한 분위기였어요.

ある晴れた朝。まず京王線の調布駅に向かいました。ここから深大寺行きのバスに乗ります。平日だというのに、人でぎゅうぎゅうのバスに揺られ、住宅街の間を走り、15分ほどすると到着。バスを降りるとすぐに短い参道がありました。両脇には茶屋があり、水のさらさらと流れる音がどこかから聞こえてくる。左側にはなぜか「ゲゲゲの鬼太郎茶屋」というものがあり、等身大の鬼太郎が立っていたけれど。(作者の水木しげる先生が調布にお住まいだったんですって)これ、本当に東京の都心部周辺かな?と思うほど、しっとりとした雰囲気です。

막다른 곳의 계단을 오르자 지명의 유래가 된 진다이절이 있었습니다. 733년에 건립되었으니 아주 오래된 절이네요. 먼저 신에게 인사를 드렸습니다. 그리고 바로 궁금한 간판을 발견했습니다. ‘오미쿠지 원조’라는 간판이었어요. 오미쿠지는 일본의 절이나 신사에서 길흉을 점치기 위해 뽑는 제비인데, 그 오미쿠지 창시자인 간잔대사를 이 절에서 모시고 있더라고요.

설날 이외에는 오미쿠지를 뽑지 않지만, 여기는 무조건 뽑아야겠지요. 오래된 나무 선반에서  오래되어 보이는 오미쿠지를 뽑았습니다. 자, 뭐가 나왔을까요? 결과는 흉이었습니다. 이렇게 좋은 분위기의 장소에서 혼자 의기양양하게 오미쿠지를 뽑았는데 흉이라니. 게다가 내용이 웃지 못할 정도로 무서웠습니다. ‘다툼이 끊이지 않아 손실이 있다’ ‘생사의 갈림길에서는 십중팔구 죽는다’ 뭐 이런 결과가 다 있을까요? 나무 선반에 적힌 주의사항에 ‘진다이지의 오미쿠지는 고대의 내용 그대로이므로 흉이 많기로 유명합니다. (흉이 30퍼센트) 그런데 흉은 길운으로 바꾸는 힘을 품고 있습니다.’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혼자라서 누군가에게 이야기하며 웃어 넘길 수도 없어 스스로 위안을 삼고자 액운을 물리치는 부적을 사서 침울한 기분으로 터벅터벅 걸었습니다.

突き当たりの階段を上がると、地名の由来でもある、深大寺がありました。733年に建立というのだから、とても古いお寺です。まずは神様にご挨拶。すると、気になる看板を発見しました。「おみくじの元祖」。おみくじの創始者である元三大師(がんざんだいし)様が、深大寺のご本尊なんですって。

お正月以外はおみくじを引かない私ですが、これは引かねばなるまいと、古い木棚の中から、渋い雰囲気のおみくじを取り出しました。さてさて結果は、凶。こんないい雰囲気の場所で、一人意気揚々と引いたおみくじが、凶。しかも内容が笑えないくらい怖いのです。「争い絶えず損失が「 生死は十に八九死ぬ」

ちょっと、こんな結果ある?木棚には注意書きみたいに『深大寺のおみくじは古来のままなので凶が多いことで有名です。(凶が3割)しかし凶には吉に荒天する力を秘めています』なんて書いてはあったけれど。一人だから誰かに話して笑い飛ばすこともできず、慰めに魔除けのお札を買って、ずんと落ち込んだ気持ちで、とぼとぼ歩き始める私。

그런데 그런 기분은 절 안의 청량한 공기를 마시는 사이에 깨끗하게 날아갔습니다. 초록들 사이를 스쳐가는 산뜻한 바람과 햇살. 깨끗한 물의 소리. 자연의 기운이 빙글빙글 순환하는 게 느껴졌습니다. 왠지 위안을 받는 장소에는 역시 조건이 있는 것 같네요.

でもそんな気分は、境内の清涼な空気に触れるうち、きれいに吹き飛ばされていきました。緑の合間を通り抜ける、さわやかな風とお日さま。きれいな水の音。自然の気が、ぐるぐると循環しているのを感じます。どこか癒される場所というのには、やっぱり条件があるんですよね。

점심은 절 뒤쪽의 계단을 올라간 곳에서 본 메밀소바집에서 먹기로 했습니다. 옛날부터 이곳에 있던 식당일까요. 이렇게 정취가 있는 장소에서 먹는 수타 메밀소바는 뭔가 좀 다른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한 해의 마지막날에 먹는 도시코시소바 이야기를 할 때 자주 ‘진다이지소바’라는 이름을 들었네요. 물이 풍부한 이 지역에서는 실제로 메밀의 열매가 재배되어 왔다고 해요. 전혀 몰랐던 것들 투성이네요.

お昼の休憩は、お堂の裏手の階段を上がったところで見つけた、蕎麦屋さんでとることにしました。ずっと昔から、ここに茶屋があったんでしょうか。こんな趣のある場所で頂く手打ち蕎麦は、なんだか一味違う気がします。そういえば年越しそばで、よく「深大寺そば」という名前を見かけるけれど、湧水が豊富なこの場所では、実際に蕎麦の実が栽培されてきたんだそうです。知らないことばかりですね。

식후에는 진다이식물공원으로 향했습니다. 메밀소바집에서 바로 옆에 입장할 수 있는 문이 보여서 이끌리는 대로 문을 지나자 광대한 부지 안에 훌륭한 장미 정원과 열대식물의 온실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신기한 식물에 빠져서 카메라 셔터를 계속 누르다 보니 길도 잃고 약간 어지러워서 여기에서는 무리하지 않고 돌아가기로 했습니다. 즐거운 여행에 무리는 금물이니까요.

さて食後は神代植物公園へ。蕎麦屋さんからすぐそこに入場門が見えていたので、導かれるように門をくぐると、広大な敷地の中には、素晴らしいバラの庭園や、熱帯植物の温室が待っていました。珍しい植物に夢中になって、カメラのシャッターを切り続けていると、迷った上になんだかフラフラしてきたので、ここは無理せず帰ることに。楽しい旅には無理は禁物です。

열심히 찍은 식물들. 스트론길로돈 마크로보트리스의 파란색이 아주 아름다웠습니다.

夢中で撮った植物たち。ヒスイカズラの青がとても美しかった。

아까와는 다른 언덕을 내려와 진다이절에 돌아오니 왔을 때와는 또 다른 길로 나온 듯했습니다. 그러자 어딘가에서 물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어디지, 하고 주변을 돌아보니 조금 옆에서 샘물이 반짝이며 흐르고 있었습니다. 도대체 어디에서 물이 솟아나는지 여기저기에서 작은 샘이나 폭포로 물의 기운이 느껴졌습니다. 이것이 진다이지에 흐르는 기분 좋은 기운의 원천일까?

先ほどとは違う坂を下り、深大寺に戻ると、来た時とは違う道に出たようです。すると、どこからか水の音が聞こえてきました。どこだろうとあたりを見回してみると、足元の脇をきらきらと流れる、透き通る水。一体どこから湧き出しているのか、あちこちで、小さな泉や滝など、水の気配を感じます。これが、深大寺を流れる、気持ちの良い気の源か。

자 이제 돌아가기 전에 디저트라도 먹을까. 찻집에 들러 안미쓰를 먹기로 했습니다. 그러자 멀리에서 아이들이 장난 치는 시끌시끌한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근처 초등학교 아이들의 하교길인 것 같았어요. 책가방을 맨 아이들이 즐겁게 시끌시끌, 캬캬 하면서 옆을 지나갔습니다.

그때 갑자기 기모노를 입고 게타를 신은 아이들이 이 길을 뛰어가는 모습이 보이는 듯했습니다. 길이 순식간에 그 시대의 분위기로 돌아간 듯한 감각에 사로잡혔어요. 진다이절은 1,000년도 훨씬 전부터 이곳에 있었습니다. 그러니 도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좁은 길을 지나다녔을까요? 뭔가 이곳에는 신기한 시간이 흐르는 듯했습니다. 진다이지라는 시공간이 있어 그곳에 이끌리듯 들어오는 느낌이라고 할까.

さて、帰る前に甘味でもと、茶屋に立ち寄ってあんみつを食べることにしました。すると、遠くから近づいてくる、子供たちのはしゃぐ、にぎやかな声。近くの小学校の帰り道なのでしょうか。ランドセルを背負った子供たちが、楽しそうに、わあわあ、きゃーきゃーと横を駆け抜けていく。

その刹那、着物姿に下駄を履いて、この道を駆けていく子供たちの姿がふっと見えた気がしました。通りが一瞬、その時代の空気になったような感覚。千年以上も昔から、深大寺はここにあって、いったいどれだけの人たちがこの細い道を通ってきたのだろう。なんだか、ここには不思議な時間が流れているようです。深大寺、という時空間があって、そこに迷い込んでしまったような。

돌아가는 버스에서 이런 말이 문득 떠올랐습니다. 진다이지에는 옛날 그대로의 무언가가 지금도 살고 있구나. 콸콸 샘솟는 물이 영원히 멈추지 않는 것처럼 말이지요. 어른이 되어 다시 만난 진다이지는 제 안에 신기한 여운이 되어 남았습니다.

帰りのバスに揺られていると、こんな言葉が、ぼんやりと浮かんできました。深大寺には、昔のままの何かが、ちゃんと生き続けている。こんこんと湧き出る水が、永く絶えることのないように。大人になって再び出会った深大寺は、私の中に不思議な余韻となって残りまし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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