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의 저편에 있는 것 ‘일본 민예관’ - 美の向こう側にあるもの「日本民藝館」

Sep 19, 2022

#가을쉼표 #秋の休止符 #CULTURE #LIFESTYLE #TOKYO

Written by Maki

도쿄는 아침저녁으로 시원해지면서 드디어 가을이 시작되었습니다. 아직 덥지만 그렇게 높던 습도도 낮아지고 하늘도 높고 투명해 기분이 좋습니다. 드디어 외출하기도 좋아져서 어느 날씨 좋은 아침 밀린 일은 제쳐두고 잠시 바깥에 나가기로 했습니다. 버스를 타고 도중에 내려서 주택가를 20분 정도 걸으면 도착하는 곳. 목적지는 제가 도쿄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소라고 생각하는 '일본민예관'입니다. 지금 열리고 있는 전시 <야나기 무네요시와 조선의 미-도자기의 아름다움에 이끌려>를 보러 방문했습니다. 

東京は朝晩が少し涼しくなって、ようやく秋がはじまりました。まだまだ暑いけれど、ひどい湿気が消えて、空も高く澄んで気持ちいい。やっと外に出やすくなったので、お天気のよい朝、たまった仕事は置いて少し出かけることにしました。バスに乗って、途中で降りて、住宅地を20分ほど歩けばやっと到着。目的地は、私にとって東京で最も美しい場所のひとつ「日本民藝館」。今開催中の展示「柳宗悦と朝鮮の美 - 陶磁器の美に導かれて-」を見に訪れました。

언제부터인가 멋있고 세련된 새로운 것보다 소박하고 단아한 느낌을 풍기는 것에 더 끌리게 되었습니다. 생각해보면 조선의 공예품을 좋아하게 되면서부터인 것 같아요. 처음에 한국에 갔을 때의 일인데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이 납니다. 인사동에서 뭔가 선물로 한국적인 것을 사면 좋겠다고 생각해 손으로 짠 갈색의 커다란 천을 샀습니다. 좋은 물건을 잘 샀다고 의기양양하게 가게에서 나왔는데 동행했던 한국인 가이드가 당황하면서 이야기했습니다. "그거 한국 전통 천이 아니에요. 인도의 천이에요." 설마 하면서 택을 보니 인도에서 공정무역으로 들어온 천이었어요. 제가 너무 바보 같아서 부끄럽고 한심했습니다. 

그런 씁쓸한 경험을 한 뒤로 한국에 갈 때마다 미술관에 가기도 하고 보자기나 누비, 백자나 숟가락 등의 손으로 직접 만드는 도구를 수집하면서 완전히 한국(조선)의 생활 공예품을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를 시작으로 자연스럽게 집에는 일본이나 아시아, 세계 각국의 물건이 모이게 되었지요. 오래된 것에서 새로운 것까지, 누가 만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작가 이름이 있어도 저는 바로 잊어버려요) 모든 물건이 아름답고 그것이 탄생한 풍토의 바람을 그대로 실어다주는 듯합니다.

おしゃれで洗練された新しいものも良いけれど、素朴で凛とした佇まいのものにもっと惹かれるようになったのは、いつからだろう。考えてみると、朝鮮の工芸品を好きになってからでした。そう、あれは忘れもしない、初めて韓国に行った時のこと…。仁寺洞で、お土産に何か韓国のものがほしいと思って、大きな茶色の手織りの布を買ったんです。これは良い買い物をしたと意気揚々と店を出ると、同行していた韓国人ガイドさんが慌てて一言「それ韓国の布じゃないですよ!インドの布です!」。恐る恐るタグを見るとインドのフェアトレードの布。もう自分の阿呆さが恥ずかしいやら情けないやら…。

あの苦い思い出を糧に、渡韓のたびに美術館へ行ったり、ポジャギやヌビ、白磁やスッカラなどの手仕事の道具を集めるうちに、すっかり韓国(朝鮮)の生活工芸品が大好きになってしまいました。そしてそれを入り口に、自然と我が家には日本やアジア、世界各国のものが集まってくるように。古いものから新しいものまで、誰が作ったかはわからないけれど(作家さんの名前があっても私はすぐに忘れてしまう)どれも美しくて、生まれた風土の風を運んでくれるよう。

이름도 없는 장인들이 만들어내는 일상의 생활 도구에 '민예'라고 이름을 붙인 이가 이번에 방문한 일본민예관의 창설자 야나기 무네요시입니다. 그가 제2차 세계대전 중에 조선의 한 도자기와 만나면서 풍토와 생활에서 탄생한 건전한 미(美) '민예'에 눈을 뜨게 되었다는 일화는 유명합니다. 야나기는 조선을 통해 새로운 아름다움의 가치를 발견하고 그것을 탄생시킨 조선의 사람들과 풍토에 깊게 경애하는 마음을 품었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나중에 하나의 큰 물결을 불러옵니다. 여기에 자세한 이야기는 쓸 수 없지만, 전쟁이라는 상황 속에서 야나기 그리고 한국에 있던 친구 아사카와 형제와의 일화는 용기와 감동을 주는 이야기이므로 흥미가 있는 분은 한 번 찾아서 보세요. 

この、名もなき職人の手から生み出された日常の生活道具を「民藝」と名づけたのが、今回訪れた日本民藝館の創設者でもある、柳宗悦です。彼がこの、風土と生活に根ざした“健全な美”「民藝」に目覚めたのは、戦時下、とある朝鮮の陶磁器との出会いがきっかけだったーというのは有名なお話。柳は、朝鮮を通して新しい美の価値を発見し、これを生み出した朝鮮の人々や風土に深い敬愛の心を寄せていきます。やがてそれは一つの大きなうねりとなりー。詳しくはここには書きませんが、戦時下における柳、そして韓国にいた友人である浅川兄弟とのエピソードは、勇気をもらう、胸を打たれる話なので、興味がある方は是非深掘りしてみては。

오랜만에 방문한 일본민예관은 변함없이 단정하게 그곳에 서 있었습니다. 이곳은 야나기가 직접 설계한 곳. 관내에 전시된 각국의 민예품도 모두 그가 자신의 심미안으로 수집한 것입니다. 아름답고 아름다운 물건들. 전시품에는 수집한 나라(민족)와 대략적인 연도만 적혀 있습니다. 제작자의 이름이나 불필요한 설명은 없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물건 하나하나와 천천히 대화를 나누게 됩니다.

어떤 사람이 만들었을까? 어떤 장소에서 만들어졌을까? 어떤 생활의 장면에서 사용되었을까? 특히 이번에 제가 관심 있게 본 부분은 한국의 민화였습니다. 소박하면서 사랑스러운 느낌. 분명 누군가의 집에 장식되어 있었겠지요. 상상의 나래를 펼치면서 조금 오래전의 , 이제는 사라졌을지 모를 생활의 풍경을 생각해봅니다. 시간여행이 가능하다면 그런 생활을 하나하나 들여다보고 싶습니다.

올해는 야나기가 조선문화에 대한 생각을 기록한 첫 번째 책 『조선과 그 예술』이 출간된 지 100년이 되는 해라고 합니다. 미에 대한 기쁨을 통해 '서로를 인정하고 평화롭게 살아간다'는 것에 대해 끊임없이 전해온 그의 자세는 지금도 저희에게 소중한 것을 강렬하게 전해줍니다. 저는 전문가도 아니고 지식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진정한 미란 무엇인지 일본민예관은 항상 조용하게 가르쳐주는 듯합니다.

さて久しぶりに訪れた日本民藝館は、相変わらず凛とそこに佇んでいました。設計は柳自身によるもの。また、館内に収集されている各国の民藝品も、全て彼の審美眼によって選ばれたものです。その美しいこと美しいこと。展示物に添えられているのは、どこの国(民族)のものかと、ざっくりした年代だけ。製作者の名前や余計なキャプションはないので、自然とひとつひとつのものとじっくり対話するようになります。

どんな人が作ったんだろう?どんな場所で作られたんだろう?どんな生活で使われていたんだろう?特に今回私が気になったのは韓国の民画。すごく素朴で、なんとも愛くるしい。これがきっとどこかのお家に飾ってあったんだろうな。想像が広がって、少し昔の、もう失われてしまったかもしれない暮らしの風景に思いを馳せます。タイムスリップできたら、そんな暮らしをひとつひとつ覗いてみたい。

今年は、柳が朝鮮文化に対する想いを記した最初の著書「朝鮮とその藝術」が刊行されて100年にあたるそうです。美への喜びを通して「互いを認め合い、平和に生きる」ことを訴え続けた彼の姿勢は、今も私たちに強く大切なことを語りかけます。私は専門家でも、知識があるわけでもないけれど、ほんとうの美とは何か、日本民藝館はいつも静かに教えてくれる気がします。

작품 감상 후에 관련 서적도 구입했다. 『민예 837호-조선공예와 만나다』, 1970년의 한국이 담긴 『야나기 무네요시, 아사카와 다쿠미가 사랑한 한국을 걷다-후지모토 다쿠미 사진 일기』(후지모토 다쿠미 지음)

鑑賞後に関連書籍も購入。「民藝 837号 -朝鮮工芸との出会い-」、1970年の韓国が映し出された「柳宗悦、浅川巧が愛した韓国を歩く 藤本巧写真日記(藤本巧著)」

한국어에 '손때가 묻다'라는 말이 있다고 합니다. '오래되었다'라는 의미보다도 '소중하게 사용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하네요. (집에 돌아갈 때 구입한 관련 서적에서 이 말을 발견했습니다.) 저희 집에 있는 세계 곳곳의 수작업 도구들도, 손으로 직접 짠 인도의 천도 제가 매일 소중하게 사용하다 보면 손때가 묻어 숙성될까요? 주변 환경의 공기로도 숨을 쉬기 때문에 전자파나  화학물질, 식품첨가물의 영향을 너무 많이 받아 숙성되어버릴 듯합니다. 세상이 엄청난 속도로 변해 수공예가 점점 사라지면 먼 미래에는 어떤 것이 생활의 미는 되어 있을까요?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아직은 뜨거운 가을의 불볕더위 속에서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韓国語に「手垢がつく/손때가 묻다」という言葉があるのだそう。「古い」という意味よりも「大切に使っている」という意味なのだそうです。(帰り際購入した関連書籍の中にこの言葉を見つけました。)我が家にある世界中の美しい手仕事の道具たちも、あのインドの手織りの布も、私が毎日使ううち、手垢がついて熟成していくことになるのでしょうか。環境の空気も吸うはずだから、電磁波や化学物質、食品添加物もたっぷり浴びて熟成してしまうことになりそう…。世界中がすごいスピードで変化し、どんどん手仕事が失われていく中、遠い未来に残っていく私たちの時代の生活の美は、どんなものになるんだろうか?そんなことをぐるぐると考えながら、まだ暑い秋の炎天下、帰宅の途についたのでした。


INFORMATION

일본민예관 - 日本民藝館

민중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공예품에 '민예'라는 새로운 미의 개념을 발견한 사상가 야나기 무네요시(1889-1961)가 '미의 생활화'를 목표로 민예운동의 거점으로 1936년에 창설했다. 도자기, 염색 직물, 칠기, 회화 등 동서고금의 공예품 약 1만 7,000점을 소장하고 있다.

民衆が日常的に使っていた工芸品に「民藝(みんげい)」という新しい美の概念を見出した思想家の柳宗悦(1889-1961)が「美の生活化」を目指す民藝運動の本拠として1936年に創設した「日本民藝館」。陶磁器、染織、木漆、絵画など古今東西の工芸品約1万7千点が収蔵されている。

https://mingeikan.or.jp/

주소: 도쿄도 메구로구 고마바 4-3-33 / 住所:東京都 目黒区駒場4-3-33

교통:게이오이노가시라센 고마바도다이마에역 서쪽 출구에서 도보 7분 / アクセス:京王井の頭線「駒場東大前駅」西口から徒歩7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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