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이도 파라 긴자본점’에서 동경하는 양식을 -「資生堂パーラー 銀座本店」で憧れの洋食を

Jun 30, 2023

#역시 경양식이 좋아 #やっぱり洋食が好き #FOOD #LIFESTYLE #TOKYO

Written by Maki

얼마 전 ‘양식 다이키치’에서 집에 돌아가는 길에 아사쿠사바시의 헌책방에 들러 책 한 권을 사서 돌아갔습니다. 소설가 이케나미 쇼타로의 에세이 『산책할 때 뭔가 먹고 싶어져서』입니다. 예전에 그의 시대 소설에 빠져 열심히 찾아 읽었던 적도 있지만 사실 그는 맛에 정통한 사람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도쿄에서 밥을 먹으러 가면 일전의 ‘양식 다이키치’에서처럼 ‘이케나미 쇼타로가 사랑한…’과 같은 소개문을 보거나 ‘이 자리에서 이케나미 선생님지 자주 집필을 했어요.’ 하고 알려주기도 해서 이번에 이 책을 읽어보기로 했습니다.

先日「洋食 大吉」の帰りに浅草橋の古書店に寄ったとき、ある本を買って帰りました。<散歩のとき何か食べたくなって>という、池波正太郎氏のエッセイです。以前、彼の時代小説に夢中になって読み漁っていたことがあったのですが、同時に食通としても知られる彼。東京でご飯を食べにいくと、先日の大吉しかり『池波正太郎が愛した…』という紹介文に出会ったり、「この席で池波先生がよく執筆してたんだよ」と教えられることがあったりして、一度は読んでみたいと思っていたのです。

가장 처음에 실린 에세이는 「긴자 시세이도 파라」였습니다. 영화 시사회를 보고 돌아가는 길에 긴자에 있는 시세이도에 들러 처음으로 양식을 먹은 소년 시절의 일을 회상하는 내용이었어요. 제2차 세계대전 전의 도쿄 긴자의 느긋하고 모던한 분위기, 긴자에 함께 다녔던 오래된 친구에 관한 이야기, 그리고 전쟁을 거쳐 모든 것이 변한 뒤에도 이곳만은 변하지 않았다는 시세이도 파라의 맛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이 에세이는 40년 전에 쓰인 글인데요. 전쟁 전과 후, 그 모습이 완전히 달라져가는 긴자를 직접 겪은 이케나미 씨의 문장은 역시 훌륭합니다. 긴자 시세이도 파라는 전부터 동경하던 가게였기 때문에 이 글을 읽으니 꼭 가보고 싶어졌습니다. 생각났을 때 바로 실행에 옮겨야 한다고, 바로 친구와 약속을 잡고 식당을 예약했습니다. 

一番最初に収録されていたエッセイは「銀座・資生堂パーラー」。映画の試写を観終えた帰りに、銀座の資生堂に立ち寄り、初めて洋食を食べた少年時代のことを回想する…。戦前の東京の、銀座の、ゆったりとした、モダンな雰囲気。銀座に一緒に通った旧友のこと。そして、戦争を経てすべてが変わってしまった後も、ここだけは変わらない、資生堂パーラーの味。

このエッセイが書かれたのは40数年前かと思うけれど、戦前・戦後と大きく移り変わっていく銀座を、身をもって味わっている池波氏の文章はやはり流石の名文。銀座の資生堂パーラーは以前から憧れていたお店だけれど、どうしても行きたくなってしまいました。思い立ったが吉日。すぐさま友人たちを誘い、予約を取り付けたのでした。

긴자는 언제나 동경하는 동네. 어딘지 어른의 분위기가 감돌아 거리를 걷기만 해도 특별한 기분이 됩니다. 시세이도 파라에 간다면 더 그렇겠지요. 그래서 그날은 다른 때보다 더 갖춰 입고 친구와 빌딩 앞에서 만났습니다. 과거 긴자의 빨간 벽돌 거리를 연상시키는 벽면의 색이 도쿄라는 차가운 거리에서 돋보입니다. 1872년 긴자에 서양식 민간 약국으로 탄생한 시세이도는 1902년 약국 안에 소다수 판매기를 설치해 소다 음료와 함께 당시는 흔하지 않았던 아이스크림을 팔기 시작했습니다. 이것이 시세이도 파라의 전신이 되어 나중에 서양 요리 레스토랑으로 발전했지요. 그로부터 몇 번의 쇄신을 거치면서 시세이도 파라는 약 120년에 걸쳐 긴자 거리와 함께해왔다고 해요. 긴자에서 태어나 긴자에서 자란 긴자 토박이지요.

銀座はいつも憧れの街。どこか大人の雰囲気が漂っていて、街を歩くだけでも特別な気持ちになる街です。資生堂パーラーに行くなら尚更のこと。その日も、いつもより少しオシャレをして、ビルの前で待ち合わせしました。かつての銀座のレンガ街を彷彿とさせる壁面の色合いが、東京の無機質な街に映えます。1872年、銀座で洋風の民間薬局として誕生した資生堂は、1902年、薬局内にソーダファウンテンを設け、ソーダ水と、当時は珍しかったアイスクリームを売り始めます。これが資生堂パーラーの前身となり、やがて西洋料理のレストランとして発展。それから何度かの刷新を重ねながら、資生堂パーラーはおよそ120年に渡り、銀座と共に歩んできたのだそう。生粋の、銀座生まれ銀座育ちというわけです。

4, 5층에 있는 레스토랑은 천장이 높게 뚫린 우아한 분위기입니다. 시세이도 로고가 찍힌 새하얀 테이블 크로스에 잘 닦인 은 커트러리 그리고 동백꽃 마크가 들어간 식기가 아름다웠어요. 오므라이스를 주문한 뒤 식전 샐러드와 순무 포타주를 즐겼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나온 오므라이스를 본 순간 저절로 감탄이 나왔습니다. 

4、5階にあるレストランは、吹き抜けのあるエレガントな造り。資生堂のロゴが織り込まれた真っ白のテーブルクロスに、よく磨かれた銀のカトラリー、そして花椿マークがあしらわれた食器類が美しい。オムライスを注文し、前菜のサラダと、カブのポタージュを堪能したのちに運ばれてきたオムライスと目があった瞬間、ため息がもれました。

정말 기품 있는 모습이었거든요. 서양화에 등장하는 귀부인의 피부처럼 탱탱하고 부드러운 달걀. 거기에 빨간 소스가 한 줄 뿌려져 있어 아름다웠어요. 사이드에는 후쿠진쓰케 장아찌, 락쿄, 양파 장아찌, 귤 시럽 장아찌 세트가 같이 놓였습니다. 이 예술을 망가트려야 해서 선듯 손이 가지 않았지만, 큰 마음 먹고 스푼으로 한 입 떠보니 생각보다 두께감이 있는 탱탱한 달걀과 고급스러운 치킨라이스가 나타났습니다. 

なんて気品あふれる佇まい。西洋絵画に描かれた貴婦人の肌のような、ふっくらとなめらかな卵。そこに赤いソースが一筋添えられたら、ああ、美しい。サイドには、福神漬け、らっきょう、玉ねぎの醤油漬け、みかんのシロップ漬けのタワーが添えられています。この芸術を崩すのを躊躇われましたが、思い切ってスプーンで一口すくってみると、思ったより厚みのあるむっちりとした卵と、上品なチキンライスが現れました。

오므라이스를 한 입 먹은 순간, 한 여학교 입학 첫 날 지각해서 서두르다가 다른 사람에게 부딪혀 엉덩방아를 찧었는데 괜찮냐고 하면서 상냥하게 손을 뻗어주는 사람을 올려다보자 거기에는 청초하고 기품 있는 여신과 같은 모습의 선배가 있었다는 러브스토리의 한 장면이 머릿속에 펼쳐졌습니다(만화를 너무 많이 보았네요). 이렇게 아름답고 고귀한 오므라이스가 이 세상에 존재하다니요.

そう、あれはある女学校の入学初日…遅刻してしまって焦る私は、人にぶつかって尻餅をついてしまう。「大丈夫?」とやさしく手を差し伸べてくれた先輩を見上げると、そこには清楚で気品あふれる女神のような姿が…。というストーリーが一口食べた瞬間、脳内を駆け巡りました。(漫画の読みすぎかしら)こんな美しくて高貴なオムライスが、この世に存在するなんて。

디저트로 저는 작은 크기의 딸기 파르페, 친구는 푸딩과 케이크를 시켰습니다. 디저트와 커피를 즐기다보면 수다는 꽃을 피우기 마련이지요. 대학시절부터 함께 해온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친구입니다. 레스토랑의 멋진 분위기에 조금 긴장했지만 긴자를 조금 더 즐기고 싶네, 미식회를 정기적으로 해보자 하는 이야기를 하면서 헤어지기 전 쇼핑몰 긴자 식스에 있는 ‘에노테카’에서 와인을 한 잔 마시고 기분 좋게 취했습니다. 정말 행복한 주말.

デザートには、私は小さいサイズの苺のパフェ、友人はプリンとケーキを。スイーツとコーヒーを楽しめば、おしゃべりにも花が咲きます。大学時代からの、気のおけない友人たち。レストランのすてきな雰囲気に少しそわそわしながらも、銀座をもっと楽しんでみたいね、美食会を恒例にしよう、なんて話をして、別れ際にはGINZA SIXの「エノテカ」でワインを1杯ひっかけてほろ酔いに。ああ、幸福な週末。

전 세계 사람들로 북적이는 긴자 거리를 걸으며 큰 화재, 재난, 전쟁 등 수많은 어려움을 거치고 그때마다 재생해온 긴자 풍경을 떠올렸습니다. 이케나미 쇼타로가 지금의 긴자를 보면 어떤 말을 할까요? 그는 1990년에 타계했으니 그의 이야기는 들을 수 없겠네요. 언제나 새로움과 옛 모습이 공존하고 진짜가 있으면서 갈 때마다 그 깊이를 알고 싶어지는 곳, 긴자. 저는 아직 초보이지만, 저 나름대로 조금씩 이 거리를 알아 가려고 합니다.

世界中の人で賑わう銀座の大通りを歩きながら、大火や震災、戦争などの様々な困難を経て、そのたびに再生してきた銀座の風景を思い浮かべました。池波正太郎氏が今の銀座を見たら、いったいどんな言葉を言うのでしょうね。彼は1990年に亡くなってしまったので、もうそれは叶わないけれど。いつも新しさと懐かしさが共存していて、本物があって、行くたびにその奥行きを知りたくなる街、銀座。私はまだまだ初心者ですが、自分なりに少しずつこの街を知っていきたいなと思っているところです。


INFORMATION

시세이도 파라 긴자 본점 - 資生堂パーラー 銀座本店

1902년 긴자 시세이도 빌딩에 문을 연 노포 양식 레스토랑이다. 미트 크로켓, 카레 라이스, 오므라이스, 콘소메 스프 등 처음 문을 열었을 때의 맛은 지금까지 함께해온 셰프들을 통해 이어지고 있다. 조금 특별한 날에 자주 들르고 싶은 곳이다.

1902年創業の、銀座の資生堂ビルにある老舗の洋食レストラン。ミートクロケット、カレーライス、オムライス、コンソメスープなど、創業以来の味は歴代のシェフにより受け継がれている。ちょっと特別な日に、何度でも訪れたい。


주소: 도쿄도 주오구 긴자 8-8-3 도쿄긴자시세이도빌딩 4, 5층

영업 시간: 11:30~21:30 (L.O.20:30)

휴무일: 월요일(공휴일에는 영업), 연말 연시

住所:東京都中央区銀座8-8-3 東京銀座資生堂ビル4・5F

営業時間 11:30~21:30 (L.O.20:30)

定休日 月曜日(祝日は営業)、年末年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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