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의 사물들】#8 길 위의 사물들 관찰기 <다시 시작하기> 【道ばた観察記】#8 道ばた観察記を<もう一度始めてみること>

May 29, 2023

#길 위의 사물들 #道ばた観察記 #CULTURE #SEOUL

Written by Jisun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릴 때는 하얀  종이를 마주해야만 합니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해가 저물도록 텅 빈 창을 배회하다 겨우 몇 글자를 적었습니다. 백지 상태에서 무언가를 시작할 때는 기대감을 품을 수도 있고 자유롭게 생각을 펼쳐볼 수 있지만 저는 대개 도망치고 싶은 마음이 먼저 듭니다. 겁도 많고 생각도 많은 성격이라 그럴까요? 여러분은 백지 상태를 마주했을 때 어떤 타입인가요? 시작에 거침없는 타입, 철저하게 계획하고 움직이는 타입, 망설이며 계속 미루는 타입 등 여러 모습의 사람들이 그려지네요.

文章を書いたり絵を描く時は、必ず白い紙と向き合わなければならない。この文章を書いている今も、日が暮れるまでまっさらの白い画面の上を徘徊し、やっと何文字か書く。白紙状態で何かを始める時は期待も高まるし、思考を自由に巡らせることもできるけど、私はだいたい逃げたくなる気持ちが先に立つ。怖がりで、いろいろ考えてしまう性格だからでしょうか。皆さんは真っ白な状態と向き合った時、どうしていますか。何も迷わず突進する、徹底的に計画して動く、迷いながらずっと後回しにするなどなど、いろいろ頭に思い浮かびます。

 

길 위에서 사물을 발견하고 사진으로 담는 일은 제가 가진 몇 안 되는 취미입니다. 사실 이 행위를 취미라고 생각해 본 적은 한 번도 없었어요. 그런데 이렇게 말하고 나니 이제부터 멋있는 취미를 가지게 된 듯해 든든합니다. 취미(趣味)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전문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즐기기 위해 하는 일, 아름다운 대상을 감상하고 이해하는 힘, 감흥을 느끼어 마음이 당기는 멋이라고 나와 있습니다. 길에서 보는 사물은 제게는 발 밑의 아름다운 존재들이자 계속 탐구하고 싶은 관찰 대상입니다. 일상의 평범한 사물도 길에서 다시 마주하면 하나밖에 없는, 작가가 만들어 낸 고유의 오브제처럼 느껴집니다. 길을 걷다가도 마음이 당기는 사물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해 발걸음을 멈추고 사진으로 담습니다.

道ばたでモノを見つけて写真で納めることは、私のわずかな趣味の中の一つです。実は、この行為を趣味だと思ったことは一度もない。でも、いざこう言ってみると、これから私は素敵な趣味の持ち主になんだなって気分になり、なんだか心強い。趣味という言葉を辞書で開いてみると、専門的ではなく、ただ楽しむためすること、美しい対象を鑑賞し理解する力、感興を促し、心が引き寄せられる趣と書いてあります。道ばたで見るモノたちは、私にとって足元の美しい存在であり、ずっと探求したい観察の対象。日常の中の普通のモノたちも道でもう一度出会うと、この世に一つしかない、まさにアーティストが作り出した唯一のオブジェのように感じます。道を歩いていて心を引き寄せるモノを見つけると、そのまま通り過ぎることはできず、足を止め、写真に収める。



길 위의 사물을 관찰하는 행위를 다른 세상과 연결되어 이야기를 건넬 수 있는 하나의 언어라고 여겨, 작업으로 이어 나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작업을 시작하면서부터는 취미였을 때의 즐거움보다 많은 의미를 부여하려고 해서 그런지 점점 부담이 되었습니다. 쳐다보는 것도 싫어 외면하는 날이 늘어갔습니다. 그렇게 가끔 모든 걸 놓아 버리고 싶을 때 처음으로 돌아가보는 것도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복잡한 생각은 비질로 쓸어버리고 단정해진 곳에 서서 호흡하며 숨을 고릅니다. 그러면 시작했을 때의 나와 다시 마주하게 됩니다. 

私は道ばたのモノたちを観察する行為が、また違う世界に繋がったり、物語を伝える一つの言葉だと思う。だから、プロジェクトとして続けている。プロジェクトを始めてからは、ただ趣味だった時の楽しい気持ちより、もっといろいろな意味を持たせてやろうとしていたせいなのか、だんだん負担になりました。見るのも嫌で、見て見ぬふりをする日々が続きました。こんな時みたいに、全部手放したくなった時は、初心に戻ってみるのもいい。くちゃくちゃになった頭の中を箒で掃き、きれいになった場所に立って、深く呼吸し、息を整える。そうすると、一番最初に始めた時の自分と向き合うことができる。



길을 잃었다고 느낄 때마다 한 번씩 펼쳐보는 책으로 정혜윤 작가의 <사생활의 천재들>이 있습니다. 이 책에는 이런 문장이 나옵니다. “다시 시작한다는 말은 자신에게 한번 더 기회를 줘보는 것이다.”* 놓아버리기는 쉽지만 다시 시작하는 일에는 많은 수고를 들여야 합니다. 두려움을 이겨내야 하고, 처음 시작했을 때의 들끓는 에너지도 다시 끌어와야 합니다.

道に迷っていると感じたら、たまに開いて読むジョン・へユン著の『私生活の天才たち』には、こんな文章がありました。「もう一度始めてみるということは、自分にもう一度チャンスを与えること」。手放すことは簡単だけど、もう一度始めてみることは、たくさんの時間や手間がかかる。怖さを乗り越え、一番最初に沸き上がっていたエネルギーも再度かき集めないといけない。


저는 지금 하얀 백지 위에 다시 서 있습니다. 숨을 고르고 마음을 가다듬으며 ‘까짓것 한번 해보지!’라는 조금은 결연한 마음으로요. 다시, 다시, 다시. 백지 위에 힘 있게 한 발을 내디뎌 봅니다. 다시 시작하며 몇 번이고 반복하면서 조금씩 움직여 보려고 합니다. 한 번도 닿지 않았던 곳에 가보며 만날 새로운 풍경을 기대하면서요. 

今私は白い紙の上にもう一度立っています。息を整え、心を引き締め、「よし、もう一度やってみよう」と腹をくくって。もう一度、もう一度、もう一度。白い紙の上で力強く一歩を踏み出す。もう一度始めて、何度も繰り返して、少しずつ動いてみる。一度も触れたことのない場所で出会える新しい景色を楽しみにしなが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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