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과 몸을 채워준 어느날의 경양식 ‘왕돈까스’ - 身も心も満たされたある日の軽洋食「王トンカツ」

Jun 13, 2023

#역시 경양식이 좋아 #やっぱり洋食が好き #FOOD #LIFESTYLE #SEOUL

Written by Hana

부처님오신날이 있는 5월이 되면 거리 여기저기에는 색색깔의 연등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그 풍경을 볼 때마다 생각나는 곳이 있습니다. 방문한 것은 몇 년 전에 겨우 한 번. 그런데도 그곳에서 보낸 편안하고 조용한 시간이 언제나 머릿속 한 켠에 자리하고 있어 문득 떠올라 그리워지는 곳, 길상사입니다. 도쿄에 있는 기치조지와 같은 한자를 사용하지만, 이곳은 절입니다. 도쿄에 있는 길상사를 이야기하면 서울의 길상사가, 서울의 길상사를 이야기하면 도쿄의 기치조지가 떠올라 좋아하는 두 곳이 제 머릿속에서 링크됩니다. 그래서 이번에 찾은 경양식집은 길상사가 자리하고 있는 동네의 ‘금왕돈까스’입니다. 

お釈迦様のお誕生日のある5月になると、街のあちらこちらに色とりどりの燃灯がずらりと並びます。その風景を目にするたび、思い出す場所があります。訪れたのは何年か前にたった一度だけ。なのに、そこで過ごした穏やかで静かな時間がいつも頭のどこかにしまわれていて、ふと思い出すと懐かしくなる場所、吉祥寺です。東京にある吉祥寺と同じ漢字を使うけれど、発音は「キルサンサ(길상사)」。東京の「吉祥寺」を口に出すとソウルの「吉祥寺」が、またソウルの「キルサンサ(吉祥寺)」を口に出すと東京の「吉祥寺」が頭に浮かび、好きな2つの場所が私の頭の中で、リンクしてしまいます。ということで、今回訪れた軽洋食のお店は、キルサンサのある街の「クム王トンカツ」です。

여름으로 성큼성큼 다가가던 날, 한성대입구역에서 내려 초록색 마을버스를 탔습니다. 길상사는 언덕 위에 있어 갈 때는 마을버스를 타고 올 때는 동네를 산책하며 역으로 향하는 게 좋아요. 점심을 먹기에는 조금 이른 시간이었지만, 길상사를 천천히 즐기고 싶어 도중에 내려 오늘의 경양식 ‘왕돈까스’를 먹기로 했습니다.

버스에서 내리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성당과 절, 그리고 미술관이었습니다. 의외의 조합이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무언가 잘 어우러져 있어 좋았어요. 이곳 성북동은 멋진 미술관, 교회, 절 그리고 자연도 풍성한 지역이에요. 하루종일 있어도 부족한 곳. 미술관이 정말 궁금했지만 다음 기회로 미루고, 동네 풍경을 즐기며 조금 걷자 오늘의 목적지인 ‘금왕돈까스’가 보였습니다. 이곳은 1987년에 오픈한 경양식 돈까스 가게. 이유는 모르겠지만, 이 동네에는 ‘왕돈까스’ 가게 몇 곳이 밀집해 있어 작은 돈까스 거리를 만들고 있습니다.

夏に一歩近づいたある日、漢城大入口駅で降りて、緑色のコミュニティーバスに乗る。吉祥寺は坂の上にあるので、向かう時はコミュニティーバスで、帰る時は街を散歩しながら駅に向かった方がいい。お昼ごはんを食べるには少し早いけど、吉祥寺をゆっくり楽しみたく、途中で降りて先に今日の軽洋食「王トンカツ」を食べることにしました。(韓国では、薄くて大きいトンカツを王トンカツと呼びます)

バスから降りると先に目に入って来たのは、カトリックの聖堂とお寺、そして美術館。意外な組み合わせだなと思いながら、でも、なんかいいな。ここ城北は、素敵な美術館や教会、お寺、そして自然も豊かな地域です。一日居ても足りないくらい、いろんなことを楽しめる場所。美術館がすごく気になりましたが、また今度にして、今日の目的地の一つ、「クム王トンカツ」に向かいました。ここは1987年にオープンした軽洋食のトンカツ屋さん。なぜだか、わからないけど、この街には「王トンカツ」のお店が何軒か密集していて、小さなトンカツ横丁を成しています。

가게에 들어가 자리에 앉자마자 경양식의 기본, 크림 스프가 나왔습니다. 후추를 톡톡 뿌려 한 입 먹자 입안에 퍼지는 안정감이 있는 익숙한 맛. 오늘은 조금 욕심을 부려 함박스테이크와 치킨가스가 함께 나오는 정식을 시켰습니다. 스프를 먹으며 조금 기다리니 엄청나게 큰 접시가 테이블에 놓였습니다. 순간 그 크기에 압도되어 입을 다물 수 없었습니다. 이거, 다 먹을 수 있을까 약간 걱정하면서 일단 돈까스부터 한 입.

돈까스는 사이즈가 크면 얇은 게 보통인데 이곳 돈까스는 두께가 적당해 식감도 있고 담백해 맛있었어요. 하지만 역시 계속 먹다보니 느끼해 좀 힘드네, 하고 생각한 그때 접시 한쪽에 조용히 몸을 숨기고 있는 고추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돈까스와 고추, 사실 다른 가게에서는 잘 볼 수 없는 신기한 조합인데 쌈장에 찍어 한 입 먹으면 아삭한 식감과 깔끔한 맛이 느끼함을 날려줍니다. 이제부터는 돈까스와 고추의 무한 루프. 그러다 보면 어느새 빈그릇만 남습니다. 함박스테이크는 제 스타일이 아니어서 조금 아쉬웠지만, 만족스러운 점심이었어요. 

早速お店に入って席につくと、出てきたのは、軽洋食の定番、クリームスープ。胡椒をポンポンと振り、一口飲むと、口の中に広がる安定感のある懐かしい味。今日は少し欲張ってハンバーグやチキンカツも一緒に出る定食を頼んでみました。スープを飲みながら少し待っていると、大きなお皿が運ばれてくる。そのお皿がテーブルにドーンと置かれた瞬間、その大きさに圧倒され、開いた口が塞がらない。これ、食べ切れるのかなと戸惑いながら、まずはトンカツから。

サイズが大きいと薄くなるのに、ここのトンカツは肉厚で食べごたえがある。美味しい。でも、やっぱり食べ進めると口が油っこくなってさすがにちょっときついな。でもその時、お皿の端っこにこっそり身を潜めていた唐辛子が目に入ります。トンカツと唐辛子、実は他のお店ではあんまり見かけない珍しい組み合わせですが、サムジャンをつけて一口食べると、そのさくっとした食感とさっぱりした味で口直しができるのです。ここからは、トンカツと唐辛子の無限ループ。そうするといつのまにか、完食です。ハンバーグは私の好みではなかったのですが、大満足のお昼ごはんでした。

배부르게 먹고 나와 작은 푯말에 의지해 골목골목을 지나 길상사로 향합니다. 길상사는 본래 ‘대원각’이라는 고급 요정이었는데 지금은 돌아가신 법정스님의 ‘무소유’ 정신에 감명을 받은 주인이 이곳을 절로 만들어달라고 해서 지금의 길상사가 생겼어요. 법정스님도 1997년부터 2003년까지 이곳에 계셨고 지금도 당시 생활하던 곳이 남아 정원 한쪽에는 법정스님의 유골을 모신 곳도 있어요.  

お腹をポンポンとしながら、小さな道標に頼って、路地裏をぐるぐる周り、吉祥寺に向かいます。吉祥寺は、元々「大苑閣(テウォンガッ)」という高級料亭でしたが、今は亡き僧侶、法頂(ポッチョン)和尚の「無所有」の精神に感銘を受けたオーナーがここの敷地をお寺にしてほしいと申し出て「吉祥寺」が誕生しました。法頂和尚も1997年から2003年まで吉祥寺の住職を務めて、今も当時暮らしていた部屋がそのまま残され、庭の一角には法頂和尚の遺骨を納めた場所もあります。

부처님오신날도 가까워서 그런지 경내에는 색색깔의 연등이 하늘을 가득 채우고 있었습니다. 강한 햇살과 연등이 자아내는 그림자의 물결, 고즈넉한 절 그리고 풍요로운 자연이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냅니다. 절 안쪽으로 천천히 산책하며 들어가면 발이 닿는 곳마다 작은 정원과 초록 안에 스님들의 처소와 불상이 있어 자연스럽게 마음이 차분해지고 조용해집니다. 

이 절의 본당 가까이에 있는 불상은 보통 보는 불상과는 조금 달라요. 이 불상을 만든 조각가는 천주교 신자. 당시가 불교와 천주교의 종교의 화해를 시도하던 시기이기도 해서 관음보살과 성모마리아, 양쪽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불상이 탄생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이것도 또한 의외의 조합이자 꼭 필요한 시도겠지요. 그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お釈迦様のお誕生日が近づいてきていて、境内でも色とりどりの燃灯が空を埋め尽くしている。強い日差しと燃灯が生み出す影の波、こぢんまりした佇まいのお寺、そして豊かな自然が美しい風景を作ります。お寺の奥の方にゆっくり散歩して入ります。小さな庭や緑の中に僧侶のお部屋や、仏像があり、自然と心も落ち着いて静かになります。

このお寺の本堂の近くにある仏像は、普通の仏像とはちょっと違う。この仏像を作った彫刻家は、カトリック信者。当時仏教とカトリックの宗教の和合が試みられた時期でもあって、観音菩薩と聖母マリア、両方の顔を覗くことができる仏像が完成したのです。これもまた意外な組み合わせ、でもきっと必要な試み。その顔をじっと見ていると、なんだか心も和みます。

경내를 산책하다 보니 무언가 티켓을 사는 사람이 보였어요. 뭐지 하고 생각했는데 길상사의 절밥을 먹을 수 있는 티켓이었습니다. 다음에는 길상사의 절밥을 먹으러 와야겠네요. 분명 이 기획은 경양식을 소개하는 기획인데 어쩌다 보니 주객이 전도된 느낌이지만, 맛있는 돈까스에 좋아하는 절까지, 몸과 마음이 모두 채워진 시간이었습니다. 

境内を散歩していると、なにかのチケットを買っている人を見かけました。なんだろうと思ったら、吉祥寺の精進料理のチケットでした。今度は、精進料理を食べに来なくちゃ。この企画は軽洋食を紹介する企画なのに、今回は本末転倒になってしまった気もする。美味しいトンカツと好きなお寺まで、身も心も満たされた一日でした。


INFORMATION

금왕돈까스 - クム王トンカツ

서울 3대 돈까스로 선정된 적이 있는 경양식 돈까스집으로 동네 주민은 물론 북악산 등산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들르는 손님들도 많은 곳이다. 점심시간이 되면 줄을 서는 일도 많아 붐비는 시간을 피해 가는 것을 추천.

ソウル3代トンカツで選ばれたことのある軽洋食とんかつ屋さん。地元の人はもちろん、北岳山の登山からの帰り道でお腹を満たす人も多いらしい。お昼時間になると並ぶ時もあるので、時間をずらして行くのがおすすめ。

주소: 서울특별시 성북구 성북로 138 
영업시간: 10:30-21:00  /  휴무일: 매주 월요일
住所:ソウル特別市 城北区 城北路 138
営業時間: 10:30-21:00 / 休日: 毎週月曜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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