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의 사물들】#7 우연한 발생 - 사계절의 사물들  /【道ばた観察記】 #7 偶然の発生 ‐ 四季のモノたち

Jan 20, 2022

#길 위의 사물들 #道ばた観察記 #CULTURE #SEOUL

Written by Jisun

 

새해가 밝았습니다. 해가 바뀌고 한 해를 돌아보면 뿌연 유리창에 비친 풍경처럼 아득해져 지난날이 다 어딘가로 증발한 버린 듯한 느낌이 듭니다. 다이어리를 펼쳐 기록한 일기를 다시 읽어 봅니다. 문장들 안에는 곁을 맴도는 사람들과 이야기, 어떤 날의 풍경들이 촘촘히 박혀 있습니다. 한여름 잎사귀 사이로 비치는 채광처럼 강렬한 순간과 잠 못 이루게 하는 괴로운 생각, 상상한 미래의 모습, 지켜지지 못한 계획이 지금의 나를 이루고 있습니다.


新しい年になりました。年が明け、一年を振り返ってみるとぼやけたガラス窓に映った風景のようにはるか遠くに過ぎ去った日々がどこかに蒸発してしまったような感じがする。ダイアリーを開き、今まで記録してきた日記をもう一度読む。文章には、自分の周りにいる人々との話、ある日の風景がぎっしり詰まっています。真夏の木漏れ日のように強烈な瞬間と眠れなくなるくらい苦しかった悩み、想像の中の未来の姿、守れなかった計画が今の私を成しています。

 

“세상의 사건들은 변화하고 우연히 벌어진다. 

이 우연한 발생은 무질서하게 확산되고 흩어진다.”

”世の中の出来事は変化し、偶然起きる。

この偶然の発生は無秩序に拡散され、散らばる”

세계적인 물리학자이자 양자 중력 이론을 다루는 카를로 로벨리(Carlo Rovelli)는 저서인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The Order of Time)에서 세상은 실제로 존재하는 사물이 아닌 사건과 과정의 총체로 이루어져 있다고 말합니다. 주변을 둘러봐도 세상은 온통 ‘사물’들로 가득한데 ‘사건’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해서 신선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다이어리 한 켠에 옮겨 적은 이 문장을 해가 바뀐 지금 다시 읽어봅니다. 무수한 우연이 만들어낸 사건으로 이루어진 나의 세상. 새해에는 어떤 사건들이 펼쳐질까요? 사건은 우연히 발생하며 전혀 예측할 수 없습니다. 앞이 보이지 않는 불투명한 유리창 같은 날들에 ‘우연'이라는 기적이 들어와 한순간 절망을 주기도 하며 때때로 희망이 되어 풍경을 선명하게 만들어줍니다. 


世界的物理学者で量子重力理論を研究するカルロ・ロヴェッリは自身の本『時間は存在しない』の中で、世の中は実際に存在するものではなく出来事とプロセスの総体で成り立っていると言う。周りを眺めてみても、世の中は「もの」でいっぱいなのに、「出来事」で成しているという彼の話で、新たな衝撃を受けました。

ダイアリーの片隅に書き写しておいたこの一文を新しい年になった今、もう一度なぞってみます。無数の偶然が作り出した出来事で成している私の世界。新しい年にはどんな出来事が広がるだろう。出来事は偶然発生するので、まったく予想もつかない。前の見えない不透明のガラス窓のような日々に「偶然」という奇跡が舞い込む。そして、ある瞬間絶望を与え、時には希望になり風景を鮮明に見せてくれる。

 

로벨리는 ‘사물’ 자체도 잠깐 동안은 변함없는 사건일 뿐이며, 이후에는 모두 먼지로 돌아간다고 말합니다. 한때 우리 옆에 존재한 뒤 기억 안에서 영원히 살아가는 사물들. 한 해 동안 찍은 사물에는 사계절과 함께 때로는 치열하고 서늘하게, 찬란하고 쓸쓸하게 보냈던 날들이 담겨 있습니다. 우연에서 생긴 변화가 널리 퍼지고 흩어져 나만의 세상을 만들어줄 것이라 생각하면 겁이 나기도 하지만, 조금은 기다려지기도 합니다. 

ロヴェッリは「もの」そのものも、しばらくの間は変化のない出来事であるだけで、後になってすべて埃に戻るといいます。ある時は私たちの隣に存在した後、記憶の中で永遠に生き続けるモノたち。去る一年の間カメラに移したモノには、四季と共に時には激しく冷たく、眩しく寂しく送っていた日々が盛り込まれていました。偶然発生した変化が広く拡張され散らばって、私だけの世界を作り出していくと思うと、少しは怖くもなるけど、楽しみでもあります。

 

사계절의 사물들 四季のモノたち

봄 春

 

여름 夏

 

가을 秋

 

겨울 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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