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가본 다테이시 이야기. はじめての立石物語

Aug 3, 2024

#안녕 낯선 동네 #こんにちは見知らぬ街 #CULTURE #TOKYO

Written by Maki

제가 사는 곳은 도심이지만 의외로 느긋한 지역입니다. 집 바로 옆에 자리한 강과 초록이 있는 길을 걸을 수 있고(강은 냄새가 날 때도 있지만), 쇼와시대 느낌이 물씬 풍기는 도서관이나 야외 수영장, 작은 공원, 미술관 등이 있어 그 주변을 지나다니기만 해도 뭔가 위안을 받습니다. 큰 나무가 울창하고 산다화는 매년 아름다운 꽃을 피우며 새가 지저귀고 매미가 우는 소리도 들립니다. 이런 곳이 있어 지금 이 동네에 산다고도 할 수 있을 정도로 애착이 있습니다.

私の住む場所は、都心でも割合のんびりした地域です。家のすぐ近くには、川と緑の遊歩道があり(川は臭い時もあるけど)、昭和の匂いの残る図書館や屋外プール、こぢんまりした公園や美術館などがあって、そのあたりを通るだけでも、なんだか癒される。こんもりした大木、毎年きれいに花を咲かせるサザンカ、鳥やセミの声。ここがあるから今の地域に住んでいる、と言えるくらい、愛着がある場所です。

그런데 그런 곳이 재개발 대상지역이 되었다고 몇 개월 전에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정말 좋아하는 일대를 다 밀고 고층빌딩이 생긴다고 합니다. 너무 충격을 받아서 바로 반대 서명을 했지만, 이대로라면 몇 년 후 이 지역은 전혀 다른 분위기의 동네가 될 것입니다. 게다가 그 후에 계속해서 인접한 두 역 주변도 비슷하게 재개발되어 고층빌딩이 들어서게 될 거라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제 마음의 안식처인 킷사텐이 있는 건물도 모두 다 사라진다고 합니다.

 ところが、ここがいわゆる「再開発」の対象地域になっていると知ったのは、つい数ヶ月前のこと。あの大好きな一帯が、まるごと更地になって、高層ビルが建てられるというのです。あまりにショックで、すぐに反対署名をしたものの、このままだとあと数年後には、この地域はまったく別の雰囲気になってしまうでしょう。さらにその後、立て続けに、近隣の2つの駅周辺が、同じように再開発され、高層ビルになるという話を知りました。私の心の拠り所の喫茶店も、建物ごとなくなってしまう。

너무 슬프고 너무 난폭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눈에 보이는 것은 언젠가는 모두 달라진다고 알고는 있습니다. 알고는 있지만 너무 아쉬워 적어도 사라져가는 풍경을 제 안에 소중하게 기억하고 싶다고 최근에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なんて切ないんだろう。なんて乱暴なんだろう。知っています。目に見えるものは、すべてが移り変わっていくということ。知ってはいるけれど、せめて消えゆく風景を、自分の中に大切に記憶しておきたい。そんなことを、近頃しきりに思うようになりました。

얼마 전 방문한 곳은 재개발이 한창 진행 중인 동네입니다. 도쿄의 동쪽 가쓰시카구에 있는 ‘다테이시’입니다. 쇼와시대 느낌이 물씬 풍기는 좋은 동네로, 낮부터 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동네라는 이야기를 어디선가 듣고 궁금했는데 좀처럼 방문할 기회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작년에 드디어 재개발이 시작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지금의 모습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을 때 가보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先日訪れたのは、そんな再開発真っ只中の街。東京の東・葛飾区にある「立石」です。昭和の匂いの残る良い街があるよ、昼間っから呑んべいが集うんだよ。そんな話を聞いて、ずっと気になっていたものの、なかなか訪れる機会がないまま、ついに再開発が始まったらしい、という噂を聞いたのは昨年のこと。残っているうちに、今行かなくては。

지하철 아사쿠사선을 타고 스카이트리가 있는 오시아게역을 지나 지하철이 지하에서 지상으로 나오자 창밖에는 파란 하늘과 평온한 아라카와강이 펼쳐졌습니다. 그렇게 조금 더 가자 게이세이 다테이시역에 도착했습니다. 역에서 밖으로 나와 처음으로 저를 맞이한 것은 안쪽까지 쭉 이어진 차가운 하얀 벽이었습니다. 이곳이 재개발 지역인가 봅니다. 얼마나 활기찬 지역이었는지 과거의 모습을 알지 못하는 저는 상상조차 할 수 없습니다.

 地下鉄浅草線に乗り、スカイツリーのある押上駅を越えて、車両が地下から地上に出ると、窓外には、青空とのんびりした荒川の眺めが広がりました。少しして、電車は京成立石駅に到着。駅から外に出て、最初に私を迎えたのは、ずらりと続く、無機質な白い壁でした。ここが再開発地域なのでしょう。どんな賑わいがあったのか、かつてを知らない私は、想像することもできません。

그럼 이제 어디로 향할까? 그런데 이번 여름은 이상기온으로 너무 더워 이날 기온도 37도였습니다. 이미 몸이 타버릴 듯해 일단 사람이 많을 듯한 오른쪽을 향해 가면서 하얀 벽이 만드는 좁은 그늘에 의지해 걸었습니다. 그 끝에서 우연히 모습을 드러낸 곳이 동네의 멋진 책방 ‘POTATO CHIP BOOKS’였습니다.

さあ、どこに向かおうか。しかしこの夏の暑さは異常で、この日の気温も37℃。すでに体が燃え出しそうなので、ひとまず人の多そうな右手に進み、白い壁のわずかな日陰を踏んで歩いていきます。その先で、偶然出会ったのが、すてきな街の本屋さん『POTATO CHIP BOOKS』でした。

연한 오렌지색 포렴과 하얀 공간. 친근한 분위기가 동네와 잘 어울렸고 큐레이션도 정말 좋았습니다. 다테이시에 관한 책도 몇 권이나 놓여 있어 우연이었지만 정말 괜찮은 곳을 찾아왔다고 제가 저 자신을 칭찬하고 싶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게다가 시원하기까지) 그리고 이곳에서 합류한 사람은 바로 언니 하나였습니다. 실은 다테이시에 가려고 했던 기간에 마침 언니가 도쿄에 올 예정이어서 함께 다테이시를 걷기로 약속했었거든요.

淡いオレンジ色の暖簾と、白い空間。親しみのある雰囲気が街にとても合っているし、選書もとても良い。立石に関連する本も、何冊も置かれていて、これはよいところに辿り着いた!と自分を褒めてあげたい気分です。(しかも冷房が効いている)そして、ここで合流したのがハナオンニ。実はちょうど東京へ来ていたタイミングで、一緒に立石を歩く約束をしていたのです。

우리가 이곳에서 손에 든 책은 『모두의 다테이시 이야기』라는 책자였습니다. 재개발로 변해가는 다테이시에서 가게를 운영하고 생활을 꾸려온 사람들의 목소리를 남기고 전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책방 주인이 동네에 사는 젊은 사람들이 기획했다고 해서 정말 사랑받는 동네네요, 맞아요 하는 이야기를 나누는데 한 남자 분이 상자를 들고 땀을 뻘뻘 흘리며 책방에 들어왔습니다.

“드디어 나왔어요!”

그 상자 안에 들어 있었던 것은 무려 『모두의 다테이시 이야기 2』였습니다. 지금 막 산 책자의 두 번째 권이었습니다. 생각지도 못했는데 이런 귀중한 순간을 맞이하다니. 그리고 저희는 2권의 첫 구매자가 되었습니다.

ここで私たちが手にとったのは『みんなの立石物語』という冊子でした。再開発で変わっていく立石の街の中で、お店や生活を営んできた方々の声を、残し伝えていくプロジェクト。発起人は街の若者たちだと聞き「愛されている街なんですね」「そうなんですよ」なんてお話を店主さんとしていると、汗だくの男性が、ダンボールを抱えて店内に入ってきました。

「やっと刷り上がりましたよ!」

その箱の中に入っていたのは、なんと『みんなの立石物語2』。まさに今買おうとしていた冊子の続編です。思わず貴重な瞬間に立ち会ってしまった。そして私たちは、記念すべき、第一号の購入者になったのでした。

기념으로 찰칵. 책방 주인인 나가시마 씨와 편집부의 데키 씨. 記念にぱちり。店主の長島さんと、編集部の出来さん。

책방 밖에 있던 다데티시의 ‘동네 가차’. 이건 무조건 뽑아야지요. お店の外にあった、立石の「地元ガチャ」。これは回すしかない。

책방에서 나와 역 반대편에 있는 상점가를 향해 가볼까 하면서 철길 건널목을 건너는데 갑자기 뒤에서 누가 말을 걸었습니다. 뒤돌아보니 조금 전에 만난 데키 씨였습니다.

“저 하얀 벽 안쪽에는 본래 책자에 나온 가게 골목이나 두부집도 있었어요. 지금은 이미 다 철거되었지만요. 철길 이쪽은 건너편에 있는 나카미세상점가가 좋아요. 여기에서 파는 튀긴 음식도 맛있고 여기 서서 먹을 수 있는 다치구이 스시집도 맛있어요. 저기 안쪽에 사람들이 줄을 선 곳은 인기 있는 곱창구이집이에요. 아직 문을 열기도 전인데 벌써부터 줄을 섰네요.”

데키 씨가 옛날 시장 풍경이 감도는 나카미세상점가를 자전거를 끌면서 이곳저곳 안내해주었습니다. 정말 좋은 분이었습니다. 한참을 안내해준 뒤 다시 만나자고 하면서 헤어진 우리는 데키 씨가 추천해준 ‘간미도코로 후나와’에서 잠시 쉬기로 했습니다.

お店を出た次は、駅の反対側の商店街に向かってみようかと線路を渡っていると、突然後ろから声をかけられました。振り向くと、先ほどお会いした出来さんです。

「あの白い壁の向こうには、冊子にも出てきた横丁や豆腐屋さんがあったんですよ。今はもう更地になっちゃったんですけどね。線路のこっち側は、この通りの向こうにある、仲見世商店街がいいんです。あ、ここの揚げ物も美味いんですよ。この立ち食い寿司屋もいいし。あ、奥に人が並んでるのは人気のもつ焼き屋です。開店前なのにもう並んでるでしょ。」

昔懐かしい市場の雰囲気が漂う仲見世商店街を、自転車を押しながらあちこち案内してくれる出来さん。なんて良いお兄さんなんでしょう。しばらくガイドしてくれた後、また会いましょう、とお別れをして、おすすめされた「甘味処 舟和」でひと休憩です。

더운 날씨에 안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暑い中ガイドしてくださりありがとうございました!

도쿄 특산품 가운데 양갱이라고 하면 아사쿠사의 ‘후나와’가 유명한데요. 다테이시에도 ‘후나와’가 있다고 걸 처음알았습니다. 게다가 유일하게 분점을 내 준 곳이 여기라고 하네요. 메뉴에는 밥 종류도 있고 디저트도 있고 다양했는데 역시 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동네라서 그럴까요. 가장 인기가 있는 것은 ‘어른을 위한 세트 -맛차 하이, 고구마양갱, 팥떡 2알' 750엔’이라고 합니다. 언니는 언제나처럼 함박 스테이크를 주문하고 저는 중국식 냉면인 히야시주카를 주문했습니다. 물론 밥을 먹은 후에는 고구마 양갱도 먹었습니다. 살짝 따뜻한 양갱이 입안에서 부드럽게 살살 녹아 참 맛있었습니다.

다 먹고 계산하면서 “양갱 정말 맛있었어요.” 하고 전하자 주방에서 “그쵸, 정말 맛있죠? 다 직접 만들어요!”라고 활달한 젊은 직원의 밝은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옆에서 하하하 하고 호탕하게 웃는 가게 여주인도 그렇고 다들 좋은 사람들처럼 느껴졌습니다.

東京みやげの中でも、ようかんといえば浅草の「舟和」ですが、立石にも「舟和」があるとは初めて知りました。それも、唯一の暖簾分け店なのだそうです。メニューには、お食事も甘味も色々あるけれど、一番人気が「大人セット〜お抹茶ハイ+芋ようかん+あんこ2玉  750円」なんだから、さすが呑んべいの街ですね。オンニはいつも通りハンバーグを頼み、私は冷やし中華。もちろん食後に、芋ようかんも食べました。少し温められて、舌の上でほろほろとほどける優しい食感が本当に美味しい。

帰り際、レジで「ようかん、めっちゃ美味しかったです」と伝えると、厨房から「めっちゃ美味しかったー??でしょ?手作りなんだよこれ!」と、ギャル風のお姉さんの明るい声。横でハハハと笑う、これまたギャル風のママさんも、なんだかとても良い感じ。

가게에서 나오자 하루 중 가장 더울 시간이라서 이 이상은 체력적으로 힘들 듯해 이번 산책은 아쉽게도 여기에서 마치기로 했습니다. 돌아가는 길에 저녁 반찬으로 튀긴 음식을 사서 언니와 둘이서 슬렁슬렁 상점가를 걸었습니다. 그러면서 이곳도 언젠가는 재개발로 사라지겠구나 생각하니 벌써부터 허전하고 아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お店を出ると暑さもピークで、これ以上は体力も厳しそうだったので、今回のおさんぽは残念ながらここまでにすることにしました。帰り道に、今晩の夕食用に揚げ物を買い、オンニと二人でぶらぶら商店街を歩いていると、ここもいずれ再開発で消えてしまうのかなと、寂しい気持ちが込み上げてきます。

‘재개발’이라는 리셋 버튼 전 그곳에 사는 사람들이 날마다 열심히 생활을 일구고 키워온 문화는 리셋 버튼이 눌러진 후 어디로 가게 될까요? 형태가 있는 것은 달라집니다. 도시도 끊임없이 변화합니다. 그런데 어느 날 자신에게 중요했던 풍경이 마치 지금까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사라지는 모습을 목격하는 일은 역시 정말 슬픕니다. 하지만 다테이시 사람들은 그런 변화를 저마다의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변함없이 동네를 사랑하면서 살아가는지도 모릅니다. 이날 밤에 『모두의 다테이시 이야기』를 읽으며 생각했습니다.

「再開発」というリセットボタンの先、そこに暮らす人たちが一生懸命に日々を生き、育まれてきた文化は、どこへ行くのだろう。形あるものは、移り変わる。街も、常に変わり続ける。でもある日、自分にとって大切だった風景が、何事もなかったかのように消えるのを目にするのは、やっぱりどうしても寂しい。でも、立石の人たちは、その変化をそれぞれの気持ちで受け止めて、変わらずに街を愛しながら、生きているのかもしれない。その日の晩「みんなの立石物語」を読みながら、そんなことを思いました。

아쉽게도 저는 하얀 벽 이전의 다테이시를 보지 못했지만 처음 간 다테이시는 짧은 시간이었어도 다시 또 와야겠다 생각이 들 정도로 좋았습니다. 추운 계절이 되면 낮부터 오뎅에 뜨거운 소주를 마시면서 이 동네를 걸으며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残念ながら、私は白い壁以前の立石を見ることは叶わなかったけれど、私にとってはじめての立石は、短い時間ながらも、またきっと来ようと思える、とてもよい時間でした。寒い季節になったら、昼からおでんに熱燗でも引っかけながら、この街を歩いて、いろいろな話を聞いてみたいなと、そう思っていま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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