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오늘은 내일로 이어진다. 私の今日は、明日に繋がる

Jun 29, 2024

#CULTURE

Written by Hana (Seoul)


마키, 잘 지내고 있어요? 

2년 전에 마키의 집에서 본 식물들이, 특히 씨앗에 불과했던 아보카도가 그렇게나 크게 자랐다니 놀라워요. 식물 저승사자인 나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에요. 정말 키우기 쉽다고 하는 식물도 나한테 오면 말라버리는 건 왜일까요? 늘 궁금해요. 

맞아, 아름다운 손수건, 고마워요. 마키 것과 맞추어서 샀다니. 네즈미술관에 갔다는 마키의 이야기를 읽고, 몇 년 전 가을에 갔던 게 생각났어요. 네즈미술관 전시에서 본 아름다운 킨츠기 그릇, 그리고 정말 마음이 편안했던 아름다운 정원. 또 가고 싶네요. 요즘은 정말로 킨츠기할 시간도 없어서 그 조용한 시간이 간절해요. 


マキ、元気に過ごしてますか?

2年前にマキの家で見ていた植物たちが、特にあの種だったアボカドが、あんなに大きくなったなんて。植物の死神である私にとっては、想像もできないことだよ。結構育てやすいと言われている植物でも、私のもとに来たら、枯れてしまうのは何故だろう。いつも謎です。

そうだ、美しいハンカチ、ありがとう。おそろいだなんて。根津美術館に行ったというマキの話で、秋に行った時のことを思い出しました。根津美術館の展示で見たあの綺麗な金継ぎのお椀、そしてとても居心地良かった美しい庭園。また行きたいね。最近は、とても金継ぎをする暇もなく、その静かな時間が恋しいです。

갈매기를 발견하면 왠지 기뻐서 사진을 찍게 돼요.

かもめを見つけると、なんだか嬉しくなって写真を撮ってしまう

마키의 편지를 받은 5월은 어떻게 된 일인지 제주, 전주 등 여러 지역에서 지냈어요. 평소처럼 정신없이 보내기는 했지만, 바다를 보고 초록을 보고 바람을 맞고 비도 맞고(?) 하면서 조금은 숨통이 트인 것 같아요.

그런데 그 여파가 6월에 몰려와서 다시 지금 정신없이 일을 하고 있어요. 너무 바빠 숨이 막힐 듯할 때면 이 일은 왜 이렇게 해도해도 끝이 나지 않을까 하면서 화가 날 때도 있어요. 그런데 잘 생각해보면 내 일은 하루이틀에 끝나는 일이 아니라 매일 차곡차곡 쌓아 형태를 만드는 일이더라고요. 뭐, 모든 일이 다 그렇겠지만요. 한국에서 입버릇처럼 말하는 ‘엉덩이 싸움’이라고 할까. 얼마나 오랫동안 책상 앞에 앉아 엉덩이를 붙이고 있을 수 있느냐의 싸움. 그러니 장시간 의자에서 일어나지 않고 일할 수 있는 것도 번역가의 기술이라고도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マキのお手紙をもらった5月は、なぜかチェジュや全州など、いろいろな地域で過ごしました。いつものようにバタバタはしていたけど、海を見て、緑を見て、風に当たり、雨にも当たったり(?)しながら、少しは息抜きをすることができたかな。

でも、その余波が6月に迫ってきて、またハアハアしながら、仕事しています。忙しすぎて息が詰まりそうになると、なんでこの仕事はやってもやっても終わらないのかなと苛立つこともあります。しかし、よくよく考えてみると、私の仕事って、一日二日で終わる仕事ではなく、毎日のコツコツが形になる仕事だよね。まあ、どんな仕事もそうだけど。韓国でよくいう「お尻との戦い」。どんだけ長く椅子に座っていられるのかのお尻との戦いです。なので、長時間お尻を椅子からくっつけていられることも翻訳家の技とも言えるのかな。

제주에서 만난 우연의 순간들. チェジュで出会った偶然の瞬間

여러 일을 동시에 진행하다 하면서 계속 정신없이 지내다 보면 역시 정성을 다해 꼼꼼하게 일을 대하기가 어려워지기도 해요. 언어의 일이니까 꼼꼼하게 신경 쓰고 섬세하게 다루지 않으면 안 되는데 바쁘다는 핑계로 이 정도면 되지 뭐, 하고 소홀해져요. 그러다 잘못된 부분을 나중에 발견하면 나를 원망하다 못해 자기 혐오감에 빠지죠. 그래서 계속 되뇌어요. 섬세함과 꼼꼼함을 잃지 않고 성실하게 제대로 일 하고 있어? 보고서도 못 본척하지 말고 다시 한 번 제대로 해.

교만하고 자만하지 않기. 게으르지 말 것. 어떤 책이든 세심하고 꼼꼼함을 놓치기 말기. 아는 단어도 다시 보기. 나를 너무 믿지 말기. 요즘 다시 다짐하는 나만의 일의 기본입니다. 

いろいろな仕事を並行で進めていて、ずっとバタバタしていると、やっぱり丁寧に仕事と向き合うことが難しくなる。言葉の仕事だから、細かいことに気を配り、繊細にやらないといけないのに、忙しさを言い訳にして、ちゃんと向き合うことにおろそかになる。それで、後になって間違いに気づき、自分を責めた挙げ句、自己嫌悪感にまで陥る。だから、自分にずっと言い聞かせる。繊細さと細かさを失わずに、丁寧にやっているかい?見て見ぬふりをしないで、もう一度ちゃんとやって。

傲慢にならないこと。調子に乗らないこと。どんな本でも丁寧に仕事すること。知っている言葉も、もう一度チェックする。自分を信じすぎないこと。最近、もう一度念を押す、私の仕事のやり方です。

이번 분기 일본 드라마 중에 하나 재미있게 본 게 있어요. ‘언멧’이라는 드라마예요. 주인공은 뇌전문의이지만, 그녀의 기억은 하루밖에 이어지지 못하죠. 아침이 되어 잠에서 눈을 뜨면 기억이 리셋되어요. 오늘의 기억은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면 모두 머릿속에서 사라져 있어요.  그래서 자기 전에 쓴 그날, 그날의 기록을 아침에 일어났을 때 매일 다시 읽고 머릿속에 넣어두지요. 그런 그녀가 말해요. 오늘의 마음이 내일로 이어지지 않기 때문에 지금의 마음의 정말 소중하다고요. 모두 당연하다는 듯이 오늘 다음에는 내일이 올 거라고 생각하지만, 반드시 그렇지도 않지요. 조금 극단적인 이야기지만. 

今季の日本のドラマの中で、一つ面白かったドラマがあります。「アンメット」というドラマです。主人公は、脳専門の医師だけど、彼女はたった一日しか記憶が持ちません。朝になるとリセット。今日の記憶は、朝起きると全て頭の中からなくなっている。なので、寝る前に書いたその日、その日の記録を朝起きた時、毎日読み返して頭に入れておく。そんな彼女は、今日の気持ちが明日に繋がらないので、今の気持ちがとても大切だと言います。みんな当たり前に、今日の次は明日があると思うけど、必ずそうとは限らない。少し極端な話だけど。

오늘이라는 날이 쌓여서 내일의 자신을 만들지만, 오늘만의 인생이라면 어떨까? 일로 생각해본다면, 내가 오늘 한 번역 원고가 내일이 되면 누가 했는지도 모를 원고로 남아 있겠지요. 그런데 그게 대충 번역한 원고라면? 상상도 하기 싫으네요. 만약 어제를 기억하지 못한다고 하면 오늘의 번역에 최선을 다하고 싶네요. 내일의 내가 그것을 보고 놀라서 당황하지 않도록. 바쁠 때는 오늘의 내가 내일을 만든다, 오늘의 내가 내일의 나를 구해준다고 믿고 일하며 생활해야 조금은 나은 것도 같아요. 결국 일이든 생활이든 ‘오늘’로 모든 것이 귀결되네요. 

今日という日が積み重なって、明日の自分になるけど、今日だけの人生だったらどうだろう。仕事で考えてみると、自分が今日やった翻訳の原稿が、明日になると誰がやったかもわからない原稿として残ることだよね。でも、それが手抜きの原稿だったら。想像もしたくないね。もし、昨日を覚えられないとしたら、私は今日の翻訳に最善を尽くしたい。明日の私がそれを見て、びっくりして戸惑わないように。忙しい時は、今日の私が明日を作る、今日の私が明日の私を救ってくれる、と信じて、仕事して生活しても、少しいいかな。結局「今日」という日に帰結しますね。

뭔가 일 이야기만 잔뜩 늘어놓은 것 같아요. 무엇하나 특별하지 않은 생활이 재미없게도 느껴지지만, 오늘의 기분 좋은 우연의 씨앗을 발견하면서 지내려고 해요. 한국은 벌써 정말 더운 날들이 이어지고 있어요. 더위에 지지 않고 건강하게 여름을 만끽해요. 

なんだか、仕事の話ばかり並べてしまいました。何も変わらない生活が、つまらなく思えたりもするけど、今日の気持ちいい偶然の種を見つけながら、生きていきたいです。韓国は、早くも猛暑日が続いています。暑さに負けず、元気に夏を満喫してください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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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의 힘을 받아서. 季節の力をもらっ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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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의 씨앗을 모아가면서. 喜びの種を集めなが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