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봉오리의 계절에. 蕾の季節に

Apr 2, 2024

#CULTURE

Written by Maki (TOKYO)


친애하는 언니에게

親愛なるオンニへ

이래저래 정신없이 지내는 사이에 벌써 4월이 되었네요. 요즘 어떻게 지내고 있어요?

あれこれ、あちこちと忙しくしているうちに、もう4月ですね。最近はどう過ごしてますか?

다른 때라면 이 무렵 도쿄는 벚꽃이 만개할 시기인데 올해는 아직 거의 꽃이 피지 않았어요. 빨리 핀 벚꽃은 벌써 지고 있는데, 메구로가와의 화사한 왕벚나무 가로수는 아직 꽃봉오리인 채로 있어요. 언제 필까, 하고 동네 전체가 안절부절못하고 있는 듯한 느낌도 들어요. 그러고 보니 올해 메구로강의 벚꽃은 가지치기가 되어 가지 길이가 반 정도로 짧아졌어요. 벚꽃나무도 고령화되어 수명이 다 된 듯 앞으로 다시 심을 계획도 있다고 해요. 어쩔 수 없다고는 하지만 뭔가 쓸쓸하네요.

本当なら今頃の東京は、満開の桜の頃なのに、今年はまだ、ほとんど桜が咲いていません。早咲きの桜はもう咲き終わるくらいだけれど、目黒川の華やかなソメイヨシノの並木は、まだほとんどが蕾のまま。けれど今日、中目黒を通りかかったら、もう花見客で溢れかえっていました。まだかまだかと、街全体がそわそわしているみたい。そういえば今年の目黒川の桜は、枝が伐採されて、半分くらいに短くなっているんです。桜の木が老齢化して寿命が近いそうで、これから植え替えていく計画みたいだけれど。仕方ないこととはいえ、何だか寂しい気持ちもします。

지난 번 편지를 받고 조금 시간이 지났지만, 지금은 어떻게 지내고 있어요? 편지를 쓰면서 마음이 괜찮아졌다고 하긴 했지만. 그 한 달 사이 언니에게 어떻게 답장을 하면 좋을까, 하고 전할 말이 떠올랐다가 또 다른 생각이 들기도 하면서 머릿속에서 계속 이 말 저 말이 빙글빙글 맴돌았어요. 그 말은 그러니까, 언니 생각을 줄곧 했다는 것이지요.

前回のお手紙から少し経ったけれど、その後調子はどうですか?お手紙を書きながら、少し心がすっきりした、と書いてはあったけれど。わたしも、なんてお返事をしようか、この1ヶ月間の中で、ふと言葉が浮かんできては、また別の思いが浮かんで、それを繰り返していました。つまりは、オンニのことをずっと考えていました。

처음에는 그저 걱정이 되었어요. 줌으로 만났을 때 양손에 보호대를 한 모습을 보고 깜짝 놀라기도 했고요. 하지만 일상 속에서 언니 생각을 할수록 걱정과는 다른 감정이 내 안에 있다는 걸 알았어요. 그것을 표현할 적당한 말은 생각이 나지 않지만, 그것은 아마 무조건적 신뢰와 같은 것이라고 생각해요. 언니가 지금까지 자신의 길을 찾아가면서 헤매고 고민하며 노력하고 자신의 힘으로 걸어온 그 모습을 알고 있으니까요.

最初は、ただただ心配で。Zoomで話した時も、両手首にサポーターをしている姿を見てびっくりしたし。けれど、日々の中でオンニのことを思うにつれ、心配とは違う感情が、私の中にあることに気づきました。これがぴったりの言葉かわからないけれど、それは多分、無条件の信頼、のようなものだと思います。オンニがこれまで、自分の道を探しながら、迷い悩みながらも、努力して、ちゃんと自分の力で歩いてきた、その姿を知っているから。

언니라면 괜찮아요, 같은 무책임한 말은 하고 싶지 않아요. 언제나 걱정하고 있어요, 같은 부담이 되는 말도 하고 싶지 않고요. 그렇지만 내가 전하고 싶은 말은 스스로를 믿고 자신감을 가지고 앞으로 나아갔으면 한다는 것(분명 과거의 언니가 그 증명이에요). 그리고 나는 언제나 언니를 소중하게 여기고 있다는 거예요. 응원하고 있고 속마음을 털어놓아 주어서 기뻐요. 물리적으로는 떨어져 있어도 마음은 언제나 함께 있다는 것을 기억해주었으면 해요. 무슨 일이 있으면 언제라도 한국으로 날아갈게요(근데 반대로 이런 마음이 부담이 된다면 정말 미안하지만… 뭐든 한 번 생각하기 시작하면 끝이 없네요).
オンニなら大丈夫、なんて無責任なことは言いたくないし、いつも心配してる、なんて負担になることも言いたくないけれど。私が伝えたいのは、自分を信じて、自信をもって進んでほしいということ(きっと過去のオンニが証明しているよ)。そして、私はいつもあなたを大切に思っているということです。応援しているし、心のうちを話してくれて嬉しい。物理的には離れていても、心は寄り添っているということを、覚えていてくださいね。なんならいつでも韓国に駆けつけます。(でも逆に、この気持ちが負担になっちゃっていたら、とても申し訳ないけれど…だめだね、なんでも考え出すと、きりがないみたい。)

불안에 깊게 빠져들 듯하거나 나도 모르게 쌓여가는 무언가에 짓눌려버릴 듯한 자신을 발견했을 때는 잠깐이라도(가능하면 충분히) 머리와 몸을 쉬는 시간을 가지기를. 자연의 변화를 느끼고 마음 편하게 있을 수 있는 누군가와 시간을 보내는 한때가 있기를.

不安に溺れそうになったり、知らず知らずのうちに積み重なっていた何かに、押しつぶされそうな自分に気づいた時には、たとえほんの少しでも(できればたっぷりと)頭も体も休まる時間がとれますように。自然の移ろいを感じたり、心ゆるせる誰かと過ごすひとときがありますように。

근데 사실 나도 얼마 전에 오랫동안 못본 척 외면해온 인간 관계의 문제가 결국 견디지 못할 정도가 되어서 마음이 무겁고 힘들어 한숨만 내쉬는 매일을 보냈어요. 하지만 그냥 이대로 있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마음을 다잡고 상대방과 마주하기로 했죠. 나를 속이고 도망치고 외면할 수도 있었지만, 지금 이때를 소중히하지 않으면 언젠가 반드시 후회할 게 분명했기 때문에 큰 마음 먹고 이야기하기로 했어요. 결과, 좋은 방향으로 향하게 된 것 같아요. 아니, 좋은 방향으로 향하기 위해 노력할 계기가 되었다고 해야 맞겠지요. 내 마음을 누군가에게 이야기하는 데 서툰 사람이라서 정말 큰 용기를 내어야 했고 많이 울었고 진정한 의미로 지쳤지만 말이에요.

でもね、実は私もこの間、長い間見て見ぬ振りをしてきた、人間関係の問題に、ついに耐えられなくなってしまって、胸が重くて、苦しくて、ため息ばかりの毎日を過ごしていました。でも、このままじゃだめだと思って、腹を決めて相手と向き合うことにした。自分を騙して、逃げて目を逸らすことも出来たかもしれないけど、今このときを大事にしないと、いつか絶対に後悔すると思って、思い切って話してみることにしました。結果、良い方向に向かったと思います。いや、良い方向に向かうために、努力しようと思うきっかけになったかな。自分の思いを誰かに話すのがとにかく苦手なほうだから、すごい勇気を出したし、たくさん泣いたし、もう本当に疲れちゃったけど。

하지만 그렇게 부정적인 상태에 빠져 있을 때는 나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배우는 좋은 기회일지도 모르겠다고 객관적으로 생각하기도 했어요. 약해져 있을 때만 보이는 것도 있고 말이에요. 그때그때 찾아오는 다른 불안과 두려움이 우리를 성장시켜주는 부분도 있을지도 모르고요. 부정적인 부분과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다시 말하면 긍정적인 부분과 어떻게 공존해갈 것인가. 흠, 영원히 이어질 공부겠네요(웃음).

でも、こうやってネガティブな状態の時って、自分との付き合い方を学ぶ、いい機会なのかもしれないなぁと、客観的に思ったりもしました。弱っているときにしか見えてこないものも、あるんだよね。その時どきで違う、不安や恐れが、私たちを成長させてくれるような部分もあるのかもしれない。ネガティブな部分と、どう共生していくか。言い換えれば、ポジティブな部分とも、どう共生していくか。うーん、永遠に続く勉強かな(笑)

어쨌든 몸도 마음도 지치는 일이 많지만, 다들 이런 힘든 세상에서 열심히 살고 있구나 싶어요. 다른 사람은 알지 못할 문제를 안고 있기도 하고 이런저런 생각을 가슴에 품고 결코 쉽지 않은 일상을 내던지지 않고 힘내서 살아가고 있지요. 그것만으로도 정말 훌륭하다! (라고 제가 저를 격려하고 있어요)

とにかく、心も体も、色々と疲れちゃうことは多いけれど、本当にみんな、この大変な世の中で、よくがんばってると思う。人知れず問題を抱えていたり、色んな思いを抱えながら、一筋縄じゃいかない毎日を、投げ出さずにがんばって生きてる。それだけで十分立派!(と、自分を自分で励ましてる。)

무언가 정리가 안 된 듯한 편지가 되어서 미안해요. 우리 집은 올해 봄부터 아들이 드디어 초등학교 6학년이 되어요. 정말 시간이 빠르지요. 이제 또 어떤 날들이 시작될까요? 변함없이 서로 바쁜 매일이 이어지겠지만, 건강하게 힘내서 지내요. 봄을 감상하는 일도 잊지 말고요. 그럼 또 다음 편지에서 만나요.

なんだかとりとめのないお手紙になっちゃって、ごめんなさい。こちらは、この春から、息子がついに小学6年生になりますよ。本当に早いなぁ。さて、どんな日々が始まるでしょうか。相変わらずお互い忙しい毎日だと思うけれど、健康にがんばろう。春を味わうのも忘れずに。ではまた、次のお手紙で。

마키로부터

マキよ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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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굴의 날도, 분홍과 초록의 날도 모두 일일시호일. 洞窟の日々も、ピンクやみどりの日々も、すべて日日是好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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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똑같은 스탬프를 찍는 듯한 제자리걸음의 날들이어도 毎日同じスタンプを押しているような、足踏みの日々で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