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원의 루소와 커피 젤리. 楽園のルソーと珈琲ゼリー

Sep 5, 2023

#여름과 책 #夏と本 #CULTURE #TOKYO

Written by Maki

그날 밤은 왠지 소설을 읽고 싶었습니다. 열대야로 잠이 쉽게 들지 않아 일단 단념하고 소설가 하라다 마하의 <낙원의 캔버스>를 집어들었습니다. 남편의 책인데 저도 모르게 제 책장에 꽂혀 조용히 잠들어 있던 책이었습니다. 표지에는 울창한 열대림을 배경으로 긴 의자 위에 누워 있는 여성의 나체가 그려진 고혹적인 그림이 담겨 있었습니다. 

표지 그림은 앙리 루소가 1910년에 발표한 <꿈>으로 뉴욕근대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는 그림이었습니다.  그 그림에 빨려들듯이 책장을 열자 마치 밀림을 헤매다 본 꿈과 같은 이야기가 펼쳐졌습니다.

その夜は、なんとなく小説を嗜みたい気分でした。寝苦しい熱帯夜、寝付くことを諦めて手に取ったのは「楽園のカンヴァス」という小説。夫が読み、いつの間にか私の本棚に並べられ、ひっそりと眠っていた本です。表紙には、鬱蒼とした熱帯の密林と、長椅子の上に横たわる女性の裸体。なんと蠱惑的な絵画でしょう。”「夢」 アンリ・ルソー 一九一〇年 ニューヨーク近代美術館所蔵” その絵画に吸い込まれるように頁をめくると、まるで密林に迷い込んで見た夢のような物語が広がっていました。

<낙원의 캔버스>는 소설가 하라다 마하가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쓴 미술 미스테리입니다. 어느 날, 뉴욕근대미술관의 큐레이터인 팀 브라운은 스위스의 미술 컬렉터의 저택에 초대를 받습니다. 그곳에서 앙리 루소의 명작 <꿈>과 아주 비슷한 그림을 발견합니다. 그림의 소유자는 정확하게 진품 판정을 한 사람에게 그림을 선물하겠다고 말하며 실마리가 될 수수께끼의 헌 책을 건넵니다. 기한은 일주일. 라이벌은 일본인 연구자 하야카와 오리에. 책에서는 두 명의 천재, 루소와 피카소의 이야기 그리고 무엇보다 미술을 사랑하는 자들의 심리전이 교묘하게 그려집니다. 살인 사건과 같은 큰 사건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상당히 스릴 있는 소설로 그 바탕에서 예술에 대한 경의와 애정이 샘물처럼 솟아납니다. 

「楽園のカンヴァス」は、原田マハによる、史実に基づいた美術ミステリーです。ニューヨーク近代美術館のキュレーター、ティム・ブラウンはある日、スイスの美術コレクターの大邸宅に招かれる。そこで見たのは、アンリ・ルソーの名作「夢」によく似た絵。持ち主は正しい真贋判定をした者にこの絵を譲ると告げ、手がかりとなる謎の古書を読ませる。リミットは7日間。ライバルは、日本人の研究者、早川織江。本の中では、ルソーとピカソという2人の天才の物語、そして何より美術を愛する者たちの心理戦が、巧みに描かれていきます。誰も死なない。大きな事件は起こらない。けれど十分にスリリングで、底には芸術への敬意と愛情が、泉のように湧き出しています。

순식간에 탐독해가면서 강열한 열정이 제 안에서 끓어오르는 것을 느꼈습니다. 루소의 그림을 보고 싶다, 미술관에서 꼭 보고 싶다, 꼭 보고 싶다, 이런 흥분으로 잠을 잘 수 없었습니다. 그림을 보고 이런 기분을 느낀 적은 처음이었습니다. 

그림은 뉴욕에 있으니 지금은 볼 수 없습니다. 하지만 꿈은 품을 수 있겠지요. 먼저 컴퓨터를 열어 루소의 그림이 일본에 있는지 검색했습니다. 그런데 꽤 있었습니다. 도쿄만 해도 몇 군데 미술관에 있는 듯했습니다. 책에 등장한 <제22회 독립미술가전에 화가들을 초대하는 자유의 여신>도 있었습니다(정말 제목이 긴 그림이네요). 그런데 더 조사를 해보니 지금은 공개하고 있지 않고 있었습니다. 당장 내일이라도 보러 가고 싶은데. 낙담과 흥분 상태로 언젠가 미술관에서 루소의 그림을 보았을 때를 위해 바로 온라인 서점에서  「CONTACT ART 하라다 마하의 명화 감상법」이라는 책을 주문했습니다. 

貪るように最後まで駆け抜け、強烈な熱情が自分の中で沸騰するのを感じました。ルソーの絵を見たい!美術館で見なければ!見たい。見たい!興奮して眠りにもつけません。絵画に対して、こんな気持ちになったのは初めてのことです。

まず夢は見たいけれど、ニューヨークにあるから今は不可能。すぐにPCを開き、ルソーの絵画が日本にあるか調べてみます。ある。それも結構ある。東京では何ヶ所かにあるようです。本の中にも登場した「第22回アンテパンダン展に参加するよう芸術家達を導く自由の女神」もあるらしい。(それにしても何て長いタイトルでしょう)ところがよく調べてみると、どうやら今は公開されていないようでした。ああ、明日にでも見たいのに…!落胆と興奮のその勢いのまま、いつか美術館でルソーを眼にする時のために、すぐさまオンライン書店で「CONTACT ART 原田マハの名画鑑賞術」なる本を注文したのでした。

다음 날 책이 배송되자마자 책을 집중해서 읽고 싶어 'LURIE.Coffee Roaster Yutenji'라는 카페에 갔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가게 앞을 지날 때마다 궁금했던 곳이었습니다. 처음 가는 장소이지만 들어간 순간, 편안하게 있을 수 있는 곳이라고 느껴졌습니다. 창으로 들어오는 햇살이 커튼을 통과해 부드럽게 공간을 감싸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창가에 앉아 곧 책을 펼쳤습니다.

届いた日の翌朝、どこか集中できるところで本を読もうと「LURIE.Coffee Roaster Yutenji」というカフェに向かいました。自転車で前を通りかかるたびに気になっていたカフェです。はじめて訪れる場所だけれど、入った瞬間、居心地が良いのがわかります。窓からの光がカーテン越しにやわらかく空間を包んで、早速気に入ってしまいました。窓辺の席につき、早速本を開きます。

<CONTACT ART 하라다 마하의 명화 감상법>이라는 책은 예술을 사랑하는 하라다 마하가 명화를 보기 위해 일본 각지의 미술관을 돌아다니며 작품과 접속해가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예술을 감상하는 마음의 자세에 감동을 받았습니다. 모네, 세잔느, 밀레 등. 그 가운데에는 물론 앙리 루소도 있었습니다. 

芸術を愛してやまない原田マハが、日本中の美術館の名画のもとを訪ね歩き、作品とコンタクトしていく。芸術を鑑賞する心の姿勢が、胸を打ちます。モネ、セザンヌ、ミレーetc. 中にはもちろん、アンリ・ルソーも。

'예술은 친구, 미술관은 친구의 집'

<낙원의 캔버스> 안에 등장해 인상에 남아 있던 문장입니다.  <CONTACT ART 하라다 마하의 명화 감상법>에서도 같은 표현이 몇 번이나 등장했습니다. 하라다 마하는 작가들을 '친구'라고 부릅니다. "세잔느, 내 이야기 좀 들어봐." 하면서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상의한다고 해요. 그 모습이 <낙원의 캔버스>에 나오는 일본인 연구자 하야카와 오리에의 모습과 중첩되었습니다. 이렇게 예술을 사랑할 수 있다면 얼마나 인생이 풍요로울까요.

“アートは友だち。美術館は、友だちの家。”

「楽園のカンヴァス」の中で、とても印象的だった言葉です。この「CONTACT ART」でも同じような表現が幾度となく登場しました。原田マハは作家たちのことを「親友」と呼びます。「聞いて、セザンヌ」って、何かあれば相談するんですって。勝手ながら、その姿を「楽園のカンヴァス」の日本人研究者 早川織江と重ねてしまいました。こんな風に芸術を愛せるなら、どれだけ人生は豊かになるのだろう。

테이블 위에 놓여 있는 아름다운 앙버터 토스트를 다 먹었을 즈음 또 하나 주문했던 커피 젤리가 테이블에 놓였습니다. 깊은 맛의 젤리 위에 진한 바닐라 아이스가 올라가 있고 거기에 캐러멜처럼 진득하게 만든 견과 위에 럼주가 뿌려진 어른을 위한 커피 젤리입니다. 커피 젤리를 정말 좋아해 올해 여름에도 가는 곳마다 먹었습니다. 그런데 LURIE.의 커피 젤리는 어른에게만 허용되는 분에 넘치는 맛이었습니다. 따뜻한 블랙 커피와 번갈아 먹으며 즐기는 것이 저만의 방식입니다. 

テーブルの上に置かれた美しいあんバタートーストを平らげると、もう一品頼んでいた珈琲ゼリーが運ばれてきました。深い味わいのゼリーの上に、濃厚なバニラアイス。そこにキャラメリゼしたナッツが乗り、さらにラム酒をかけていただく、大人の珈琲ゼリーです。珈琲ゼリーは大好きで、この夏も行く先々で注文してしまったのですが、LURIE.のそれは、大人だけに許された贅沢な味わいでした。ホットのブラックコーヒーと交互にいただくのが、私流の楽しみ方です。

<CONTACT ART 하라다 마하의 명화 감상법> 각장의 마지막에는 그녀가 작품에서 영감을 얻은 메시지로 끝납니다. 그 글들에 감동하면서 눈을 감고 차가운 젤리가 목을 통해 넘어가는 것을 천천히 느꼈습니다. 아, 더운 여름이 빨리 지나가 시원해졌으면 좋겠다. 그러면 미술관에 가봐야지. 그리고 나도 나만의 '친구'를 만나야겠다. 그렇게 꿈을 꾸고 있습니다.

「CONTACT ART」の各章の終わりは、作品から彼女が受け取ったメッセージで締め括られます。そのひとつひとつに静かに感動しながら、目を瞑り、冷たいゼリーが喉を通っていくのをゆっくりと感じてみます。ああ、早く夏の暑さが過ぎ去って、涼しくなってくれないだろうか。そうしたら色々な美術館に足を運んでみよう。そうしていつの日か私も、私だけの「友だち」に出会ってみたい。そう夢みています。 


INFORMATION

LURIE.Coffee Roaster Yutenji

도쿄 유텐지에 2022년에 문을 연 자가배전 커피점. 이 장소에서 23년 동안 영업한 '자가배전공방 New Crop'이 문을 닫은 뒤 그 배전기를 이어 받아 같은 장소에서 카페를 열었다고 한다. 편안한 공간에서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고 싶을 때 좋은 카페다.

東京・祐天寺に2022年オープンした自家焙煎コーヒー店。この場所で23年間営業していた「自家焙煎工房New Crop」の閉店後、その焙煎機を引き継ぎ、同じ場所でカフェを開いたそう。穏やかな空間で、ゆったりとした時間を過ごしたいときにぴったりのカフェ。

INSTAGRAM: @lurie.coffee.roaster

영업시간: 8:30 - 17:00 (모닝 8:30-11:00 / 점심 11:30-14:00)

화요일 정기 휴무 외 비정기 휴무 /주소: 도쿄도 메구로구 나카초 2-38-27

営業時間 8:30 - 17:00(モーニング 8:30-11:00 / ランチ 11:30-14:00)

火曜日定休・不定休 / 住所:東京都目黒区中町2-38-27

Previous
Previous

계절과 계절의 틈새에서 만난 책과 음악 그리고 책방. 季節と季節の隙間で出会った本と音楽、そして本屋

Next
Next

여름과 레모네이드. 夏とレモネー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