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에 살며 생각한 것들 - 東京に暮らして思うこと

July 6, 2022

#내가 좋아하는 도쿄 #私の好きな東京 #LIFESTYLE #TOKYO

Written by Maki

한밤중에 베란다에 나가 바람을 맞으며 멍하니 있는 시간을 좋아합니다. 어둠이 내려앉은 거리가 조용히 잠들고 하늘에는 가만히 달과 별이 뜹니다. 멀리에서 들려오는 자동차 소리. 가끔 구급차 소리와 술 취한 사람의 목소리도 들립니다. 여름에는 공터 수풀에서 벌레 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옵니다. 눈 앞에 펼쳐진 맨션들에 드문드문 켜져 있는 불빛들. 그 불빛들과 조용히 인사를 나눕니다. ‘아직 잠들지 못했나 봐요. 나도 그래요. 오늘은 어떤 하루였나요?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이렇게 무수히 많은 집에는 어떤 사람들이 살고 있을까요? 전혀 모르는 사람들의 인생을 품고 오늘도 도쿄는 힘차게 고동치고 있습니다.

深夜にベランダに出て、風に当たりぼんやりする時間が好きです。夜闇の中で、街はしんと眠り、月と星が静かに空に浮かぶ。遠くからはかすかに車の走る音。たまに救急車と酔っぱらいの声。夏には、空き地の森から虫たちの声が賑やかです。そして、目の前に広がるマンション群にぽつぽつと灯る、窓の灯。この灯たちと、挨拶を交わすような静寂の時間。あ、まだ起きているんですね、私もです。今日はどんな一日でしたか。今日もおつかれさまでした。この無数の窓の中に、一体どんな人たちが暮らしているんだろうか。見ず知らずのたくさんの人たちの人生を抱えて、今日も東京は脈打っています。

아침에도 밤에도 잠 들지 않는 도쿄의 거리 朝も夜も、眠ることがない東京の街

오래전부터 도쿄는 동경하는 곳이었습니다. 저는 <이웃집 토토로>에 나올 법한 농촌에서 자랐어요. 어떻게 해서든지 시골에서 빨리 벗어나고 싶어 조금 재주가 있던 그림을 열심히 연습해 도쿄에 있는 미대에 가는 데 성공했습니다. 처음 도쿄에서 살게 된 곳은 도쿄 끄트머리였지만 자유의 땅이었습니다. 가고 싶었던 곳, 이런저런 문화 등 제가 경험하고 싶었던 것이 다 모여 있었어요. 도쿄에서 태어나 자란 친구들에게서 저절로 스며 나오는 세련된 느낌도 동경의 대상이었지요. 저는 촌스러운 시골 출신이라서 더 도쿄를 신선하게 즐길 수 있었을지 몰라요. 시골이 답답하기만 했던 저에게는 그제야 처음으로 자유롭게 숨을 쉬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かつて東京は私にとって、強い憧れの場所でした。となりのトトロに出てくるみたいな田舎の農村で育った私。とにかく田舎を早く脱出したくて、少しばかり得意だった絵を一生懸命練習し、東京の美大に通うことに成功。住むことになったのは東京の端っこのあたりでしたが、そこは晴れて自由の地でした。行ってみたかった場所、あらゆるカルチャー、私が経験したかった全てが揃っている。東京生まれ東京育ちの友人たちから滲み出る、洗練された雰囲気にも憧れました。私は野暮ったい田舎ものだったけど、だからこそ新鮮な気持ちで東京を楽しめたのかも。田舎がとにかく息苦しかった私は、初めて自由に息ができたような心地がしました。

완성 직전 무렵의 스카이트리 完成目前の頃のスカイツリー

레인보우브릿지에서 보이는 도쿄만. 멀리 스카이트리도 보인다 レインボーブリッジから見る東京湾。遠くにスカイツリーが見える

레인보우브릿지에서 본 석양 レインボーブリッジの夕暮れ

이후 저는 도쿄에서 쭉 지내고 있어요. 대학 시절, 회사원 시절을 보냈고 오사카에서 한동안 일하기도 했지만, 다시 도쿄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계획에 없던 결혼과 출산을 경험하고 지금은 일하면서 아이를 키우고 있어요. 오랫동안 살다 보면 당연히 도쿄가 싫어질 때도 있지요. 일 때문에 지방이나 해외에도 자주 가는데 그곳의 생활이나 자연의 풍요로움을 접할 때마다 '여기에서 살면 정말 좋겠다.' 하고 상상도 많이 합니다. 지금도 도쿄 말고 살고 싶은 곳을 발견하면 바로 이주하고 싶어요. 하지만 요즘은 ‘역시 이곳이 좋긴 한데 도쿄에 대해 잘 모르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 도쿄를 더 알고 싶기도 합니다.

以来、東京の街でずいぶん長く過ごしています。大学生時代、会社員時代、一時期は大阪で働くもまた東京に戻り、図らずも結婚出産、そして働きながら子育てをしている今。長く暮らせば、もちろん東京が嫌になる時もたくさんあります。仕事柄、地方や海外に行くことも多いのですが、そこの暮らしや自然の豊かさに触れるたび、ああここで暮らせたら素敵だろうな、とどれほど想像してきたことか。今でも、東京以外で住みたい場所に出会えたら、すぐそこに移住しよう!と思っているのも事実。けれど、なんだか最近、東京もやっぱりいいものだなあ、そういえば私は東京を全然知らない。東京をもっと知ってみたいなと思うようになりました。

이노카시라공원의 오리보트 井の頭公園のスワンボート

매년 보는 메구로강의 벚꽃, 올해도 정말 아름다웠다 毎年見ている目黒川の桜。今年もとても美しかった

도쿄라는 도시는 이질적인 것이 이질적인 그대로 녹아들어 공존하는 곳입니다. 거리를 걷다 보면 이런 부분이 신기하고 흥미로워서 정말 독특한 도시라는 생각이 들어요. 도쿄를 즐기는 방법은 정말 다양해요. 에도시대의 흔적을 찾아도 좋고 문명개화 이후의 레트로하고 모던한 도쿄를 따라가 봐도 좋지요. 서민들의 생활 정취가 물씬 풍기는 지역, 세련된 부유층이 많은 지역, 애니메이션이나 게임과 같은 오타쿠 문화로 채워진 지역 등 모든 것이 존재하는 곳. 문화 예술은 물론 신사나 절,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곳도 많아요. 도쿄에는 성스러운 것과 속물적인 것, 깨끗한 것과 혼탁한 것이 뒤섞여 있고 지금까지의 역사가 층층이 쌓여 끝없이 펼쳐져 있어요. 혼돈의 도시이면서 알면 알수록 흥미로운 곳이지요.

異質なものが、異質なまま、溶け合って共存している東京という都市。最近街を歩くと、それが改めてとても不思議で面白く、なんだこのユニークな都市は!と感じることが多々あります。東京を楽しむ切り口はなんとも多彩。江戸時代の面影を探すもよし、はたまた文明開花以降のレトロでモダンな東京を辿るもよし。下町情緒あふれるエリア、おしゃれでハイソサエティなエリア、アニメやゲームのオタクカルチャー満載のエリア、なんでもござれ。文化芸術はもちろん、神社やお寺、自然が豊かな場所もたっぷりある。聖なるものと俗なるもの、清濁が混じり合い、あらゆる歴史の層が重なってどこまでも広がる東京の街は、混沌としていて、知れば知るほど面白い。

도쿄타워에서 내려다본 경치, 절과 빌딩군이 뒤섞인 도쿄다운 풍경 東京タワーから見下ろした景色。寺社とビル群が混じり合う東京らしい風景

여름에는 거리에서 마쓰리가 열려 북적북적. 올해는 이 풍경을 다시 볼 수 있을까 夏には街中で祭りが賑やかに。今年はこの風景が戻ってくるだろうか

빨간 하늘과 후지산이 보인 날 真っ赤な空と富士山が見えた日

코로나시기, 도쿄올림픽이 개최되던 무렵 신주쿠 이세탄백화점의 쇼윈도 コロナ禍、東京オリンピックが開催された時の伊勢丹のショーウィンドウ

전세계 사람들이 모인 2019년의 도쿄아트북페어 世界中から人が集っていた、2019年のTOKYO ART BOOK FAIR。

아이가 좋아해서 가끔 방문하는 포켓몬 스토어. 피카추는 언제나 귀엽다! 子供が好きでたびたび訪れるポケモンストア。ピカチュウはいつもかわいい!

도쿄는 정말 품이 넓어요. 어떤 사람이든지 다 받아들입니다. 누구든지 품으로 들어와도 좋다는 듯이. 거리에서 길을 오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면 이런 생각이 머릿속을 스칩니다.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는 대로, 어떤 취미와 취향도 가치관도 패션도 라이프스타일도 다 괜찮아요. 뒤틀리고 이질적인 채로 나답게 그저 자유롭게 하고 싶은 대로 다 하세요.’ 그래서 도쿄가 편하고 좋은 건지도 모르겠어요. '도쿄 사람들은 차갑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어요. 그거야 인구가 많으니까 차가운 사람도 무서운 사람도 당연히 있기 마련이지요. 하지만 반대로 따뜻한 사람도 많아서 서로 도우면서 살고 있다고 느끼기도 합니다. 이곳에 오랫동안 살다 보니 실감할 수 있는 부분이지요. 물론 도시라서 생기는 문제도 있고 힘든 일도 많아요. 하지만 시골과 도시를 비슷하게 경험한 저는 지금처럼 도쿄에 생활의 거점을 두고 이곳저곳 다니는 것이 가장 좋아요.

そして、東京はとても懐が深い。どんな人も拒まない。どんな人だって、ここにおいで。好きなものを好きな自分のまま、どんな趣味嗜好だって、価値観だって、ファッションだって、ライフスタイルだっていいよ。歪なまま、異質なまま、あなたのまま、さあ好きにやってごらん。街に出て道行く人たちを眺めていると、そんな言葉が頭に浮かぶ時があります。だから、東京が気楽で好きなのかも。「東京の人は冷たい」という人もいるけれど、とにかく人が多いから、冷たい人も恐ろしい人もいるのは当然のこと。けれど同時に温かい人もたくさんいて、皆が支えあって生きているんだな、ということも長く暮らして実感してきたことです。もちろん都会ならではの問題もあるし、大変なことも多いけれど、ど田舎と大都会、両方の暮らしを同じくらい味わっている私は、今は東京での暮らしをベースにあちこち行くのが丁度よいのかも。

단풍이 든 자연교육원을 산책하면서 紅葉の自然教育園を散歩する

오랜만에 큰눈이 내린 날 珍しく大雪が降った日

설날에는 하쓰모우데(절과 신사에서 드리는 그해의 첫 기도). 설이 되면 항상 열리는 역전마라톤대회를 보기 위해 가게 텔레비전 앞에 모인 사람들 お正月は初詣。駅伝を見るため街頭テレビに集う人たち。

먼 곳에 갔다가 집에 돌아가는 길에 도쿄의 빌딩군이 보이면 안심합니다. '아, 드디어 돌아왔구나. 다녀왔어요, 도쿄' 하고요. 어느새 인생의 반을 보냈고 좋아하는 사람들이 생활하는 도시. 저의 어리숙한 시절의 모든 기억과 소중한 가족과의 추억이 가득 담긴 도시. 봄여름가을겨울, 매일 열심히 보통의 시간을 가득 쌓아가는 이곳 도쿄. 언젠가는 떠날지 혹은 계속 이곳에서만 살지 지금은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한동안은 도쿄에서의 생활을 즐겨보려고 합니다.

遠くに出かけた帰路、東京のビル群が見えてくると、すごくほっとする自分がいます。ああやっと帰ってきた。ただいま、東京。いつの間にか人生の半分くらいを過ごした、大好きな人たちが暮らす街。私の青い時代のあらゆる記憶、そして大切な家族との思い出が詰まった街。春夏秋冬、毎日一生懸命に、何気ない時間をたくさん積み上げてきた、この東京の街。一体いつまでここに住むのか、はたまたずっと住み続けるのか、今はまだわかりません。けれどひとまず、しばらくはこの東京での暮らしを楽しんでみるつもりで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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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서울, 내가 좋아하는 도쿄. <도쿄편①> 私の好きなソウル、私の好きな東京。<東京編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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